[삶과 종교] 피로한 당신께 명상을 권합니다

image
광우스님 화계사

우리는 평소에 하루 세 번 양치질을 하고, 두 번 이상 세수를 하고, 한 번 이상 샤워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마음을 하루에 몇 번이나 닦고 있을까.

바쁜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건강을 괴롭히는 가장 큰 골칫덩어리 중 하나다.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진행되는 대표적인 질병은 무엇이 있을까. 탈모, 불임,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위궤양 등 그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 모든 질병이 꼭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이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이 안정되듯이 마음이 고요하면 몸도 편안해진다.

현대인은 남에게 보여주는 것에 많은 투자를 한다. 우리는 몸뚱이에 더 많은 집착을 한다. 정작 이 몸뚱이를 움직이는 것은 마음인데 평생 동안 자기 마음자리에 관심 한 번 주지 않고 살아가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스트레스를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라 표현한다. 스트레스(stress)는 라틴어 ‘스티릭투스(strictus), 스트링제레(stringere)’에서 유래된 단어다. 무언가를 ‘팽팽하게 잡아당긴다’는 의미다. 14세기에 이르러 ‘스트레스(stress)’라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고뇌, 억압, 곤란, 역경’ 등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스트레스란 단어가 오늘날 의학용어로 쓰인 것은 캐나다 몬트리올대 내분비 학자 한스 휴고 브루노 셀리에 박사에 의해서다. 그는 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적·생리적 반응을 연구했다. 그 결과 1946년 ‘스트레스는 질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인자’라고 발표했다. 이후 스트레스라는 말은 우리의 심리적 압박감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의미로서 일상 용어가 됐다.

스트레스도 긍정적인 면이 있긴 하다. 인류 진화에 영향을 준 최고의 생존 능력이었다. 노출된 위험에서 자신의 몸을 지켜주는 강력한 생존 신호였던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스트레스는 인생의 양념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마치 매운맛의 음식이 미각에 활력을 주지만 반복된 매운 음식은 위장을 망치듯이 말이다.

스트레스의 특징은 ‘긴장’ 상태다. 긴장은 인류 진화에서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었다. 한때는 생존에 도움이 됐던 긴장 상태가 이제는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악영향이 돼버렸다.

스트레스의 압박으로 생겨난 과도하고 지속적인 긴장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무너뜨리는 독이 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자체적으로 긴장을 녹여낼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긴장의 소멸이란 스트레스의 해소를 뜻한다.

이 기술은 딱히 어렵지 않다. 아니, 오히려 너무 쉬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의심을 일으킬 정도다. 이 기술은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이다. 흔히 ‘명상’이라고 부른다. 간단한 명상법을 소개하겠다. 자세를 편안하게 앉되 허리를 반듯하게 편다. 의자 위에 앉아도 되고, 침대 위에 앉아도 된다. 방바닥 위에서 책상다리를 해도 된다. 어떤 자세로 앉든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를 곧게 펴는 것이다. 손은 편안하게 두고, 입술은 닫고, 눈은 살짝 감는다. 어깨는 완전히 힘을 뺀다. 목과 허리는 반듯하되 온 몸의 힘이 쭉 빠지고 이완돼야 한다.

자세를 잡았으면 이제부터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편안하게 숨을 내쉰다. 그저 편안하게 숨을 들이쉬고, 그저 편안하게 숨을 내쉰다. 절대 억지로 힘을 주거나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 최대한 힘을 빼고 그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쉰다.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는 것, 이것이 명상의 핵심이다. 그냥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편안하게 ‘쉬어 가는 것’이다.

이론과 실제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단 5분이라도 좋으니 지금 앉아서 한 번 도전해 보기 바란다.

광우스님 화계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