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남양주 시민에게 남양주시립합창단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음악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던 남양주시에 오페라를 안착시킨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12년째 남양주시립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는 고성진 지휘자(63)다.
고 지휘자는 한양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1983년 서울시립합창단에서 7년 동안 단원으로 근무했다. 이어 이탈리아 로마 한인교회, 로마 연합교회 성가대, 이탈리아 이 솔리스트 로마(I Solist Roma) 합창단 초대 지휘자를 맡기도 했다.
또 국내 다수의 대학 합창지휘 강사를 역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2002년부터 7년간 국립오페라합창단에서 활동하며 베테랑 지휘자로 거듭났다.
당시 고 지휘자는 평창, 울릉도 등 음악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찾아다니며 오페라 공연을 펼쳤으며 2010년 7월 남양주시립합창단 지휘자로 부임하면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임 당시 남양주시립합창단은 뮤지컬을 중심으로 공연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합창단과 시민에게는 다소 생소한 오페라 공연을 남양주에서 처음으로 펼쳐 보기로 마음먹었다.
‘남양주 시민은 오페라에 관심이 적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고 지휘자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자신의 전공인 오페라뿐만 아니라 7080가요, 뮤지컬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성악가들이 기타를 치며 가요를 부르는 생소한 모습에 시민들은 크게 열광,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민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고 지휘자는 창작 뮤지컬 공연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 2011년에 창작한 뮤지컬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 공연은 바로 남양주시에서만 볼 수 있는 뮤지컬 ‘다산정약용’이다. 오는 12월에도 두 번째 창작 뮤지컬 ‘정순왕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그가 남양주에 왔을 당시 지역 자체가 모두 다른 도시처럼 분산돼 있고, 전문적인 음악홀도 없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직접 시민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 12년째 각 지역 주민자치센터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고 지휘자는 “남양주 시민이 74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더 많은 공연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더 많은 시민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들이 즐거워하면서 쉽게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문화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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