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시의원 품위·자질 없어”
인천시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인사 청탁 내용을 확인하는 등 ‘딴 짓’을 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시의회 본회의장. A시의원이 휴대전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 있다. 여기에는 한 공무원이 보낸 “오늘 승진관련 근평(근무평정)순위 나왔다…”며 “도와주라고 한마디 해주세요”라는 메시지 등이 담겨 있다. A시의원이 인사 관계자에게 도움 말을 건네달라는 사실상 인사 청탁성 메시지다.
A시의원이 휴대전화를 본 시간은 제283회 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의원들이 인천지역의 현안 등에 대한 정책 제안 등을 하는 5분 자유발언이 한창일 때다. A시의원은 “며칠전 한 공무원과 한 대화 내용일 뿐이며, 이 같은 청탁에는 일절 답장도 하지 않았다”며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본 잘못은 인정한다. 앞으로 보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시각 B시의원도 휴대전화 메시지 확인에 열중해있다. 한 구청 공무원과 각종 공사가 끝난 뒤에 이뤄지는 준공식 일정과 참여여부를 묻는 등의 내용을 주고 받고 있다. B시의원은 ‘뜻 한 바를 이루길…’이라는 응원하는 답변을 보내기도 했다. B시의원은 “급히 일정을 잡아보니 어쩔 수 없이 휴대전화를 썼다”며 “앞으로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쓰지 않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C시의원은 한 국회의원 보좌관과 텔레그램 SNS를 통해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의 사업 예산 반영 여부에 대한 내용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야생화공원 개방 등 2가지 사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기도 했다.
시의회는 이날부터 40일간 시와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시의원은 대학 행사에 참석여부를 묻는 단체 채팅의 메시지를 보기도 했고, 보험 가입 방법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살펴보기도 하는 등 이날 오전 여야 의원 8명이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것은 공적 업무를 보는데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시의원으로서 품위와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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