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두 딸을 남기고 참전했던 고(故) 송병선 하사의 유해가 70여년만에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20년 7월 강원도 평창군 신리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이 송 하사인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고인은 인천 옹진군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5세가 되던 해 부친을 여의어 모친과 여동생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했다. 고인은 20세에 결혼해 딸 2명을 뒀고, 둘째가 갓 돌을 넘긴 1950년 12월8일 국군 제7사단 3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
고인은 1951년 3월6~12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일어난 ‘하진부리 전투’에서 전사했다. 북한군의 공세로 원주 일대에 막대한 손실이 생기자 국군은 적을 포위 섬멸하기 위한 격멸 작전을 계획했고, 고인이 속한 7사단 3연대는 평창 잠두산과 백적산을 경유해 하진부리 방향으로 공격했다.
당시 적의 저항이 완강했지만 7사단 3연대는 화력지원을 받으며 적을 격퇴한 후 작전 목표였던 평창군 속사리와 하진부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고인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2020년 7월 발굴 작업 중이던 육군 제36보병사단 장병은 고인의 왼쪽 팔뼈 일부를 최초로 식별했다. 이후 국유단의 전문 발굴 인력이 투입돼 팔뼈·갈비뼈 등 유해 7점과 전투화, 독수리 문양 단추 등 11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당초 유해 잔존율이 높지 않고 신원을 특정할 만한 유품이 발굴되지 않아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유전자 검사결과 고인의 장녀인 송효숙씨가 가족관계로 추정됐고 정밀검사를 통해 부녀관계를 확인했다.
신원 확인 소식에 장녀 송효숙씨는 “당시 아버지의 손·발톱만 돌아와서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영영 못 찾을까 싶어 기도를 많이 했다”며 “국가와 국방부가 찾아주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인에 대해서는 “불이 난 이웃집에서 아이들을 구출하고 불을 끄는 등 동네 어려운 일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살신성인하던 분이셨다”며 아버지를 기억했다.
신원확인 통보 행사인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9일 인천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1954년 고인에게 수여가 결정됐지만 전달하지 못한 화랑무공훈장이 유가족에게 전달된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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