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나와 다른 사람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Markus Gabriel VS’

image
'Markus Gabriel VS' (사유와공감 刊)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다양성에 관한 존중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다름과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타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 생각들엔 무엇이 있을까. 지난달 20일에 출간된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Markus Gabriel VS’는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21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 중 한 명인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29세에 독일 본대학교 정교수로 취임했다. 인식론과 근현대 철학을 가르친다. 그는 서양 철학의 전통과 뿌리 위에 ‘새로운 실재론’을 제창했고, ‘신실존주의’와 ‘새로운 계몽’ 등의 개념을 도입했다.

가브리엘은 이 책을 통해 ‘타자가 없으면 우리가 존재할 수 없다’면서 기존 철학계에서 타자를 인식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타자성이 근본적으로 서로 연결되는 방식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보는데, 이와 다르게 현대인들은 타자와의 관계를 매우 왜곡된 형태로 인식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신실존론’은 어떤 사물의 존재 자체와 사물에 대한 사고가 동시에 나란히 존재한다는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이 같은 관점을 기반으로 그는 타자를 어떻게 해석하고 인식해야 하는지에 관해 나침반을 제시한다.

저자는 제1장에서 신실존주의의 타자성과 정체성 문제,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존엄과 관용의 가능성을 들여다 본다. 두 번째 장에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이해하는 방안에 관해 논한다. 이어 제3장에서 저자는 가장 가까운 타자인 가족을 둘러싼 사랑을 화두로 띄운다.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양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제4장에는 타자와 어울려 살아갈 때 느끼는 감정들을 다루는 방법이 녹아 있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선 종교와 윤리와 타자의 관계를 종교가 타자와의 관계 형성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아보면서 도덕과 윤리가 타자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정체성은 인간의 출발점이 아니다. 인간은 인간들 사이에 특정한 정체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다른 인간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정체성에 대한 아무런 인식 없이 그저 다른 인간끼리 관계를 시작할 뿐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꿀벌처럼 사회적 존재가 된다고 전하고 있다.

송상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