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2호선은 대한민국 모든 지하철 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아 흑자를 기록하는 노선으로, 1984년 개통 이후 2012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순환선(48.8km)이었다. 이 서울2호선보다 긴, 세계에서 가장 긴 순환선이란 타이틀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 인천지하철 3호선이다.
인천시가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3호선은 유정복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인천의 8개 구를 모두 연결하는 순환선 형태의 노선이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시작으로 서구 검단과 청라를 거쳐 중구, 동구, 미추홀구, 부평구에 이르기까지 신도시와 원도심을 잇는 인천3호선은 처음 계획했던 대순환선을 기반으로 한다. 당시 대순환선은 총사업비 4조8천억원 규모로 총연장 59.63km, 정거장 35개소로 추진했다. 인천대공원에서 인천 논현을 거쳐 송도테크노파크, 동인천, 아시아드경기장, 삼산체육관을 거쳐 다시 인천대공원으로 운행하는 노선이다.
하지만 낮은 경제성으로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당시 대순환선의 비용 대비 편익 분석(B/C값)은 0.29에 불과했다. 2년 뒤인 2020년 인천시가 다시 경제적 타당성을 재검토했지만 0.39라는 낮은 수치가 나오면서 제1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본 노선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박남춘 전 시장은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대순환선을 폐기하고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검단오류역을 잇는 남에서 북, 종축형 노선으로 3호선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 노선도 인천도시기본계획에만 포함되고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유 시장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하면서 인천지하철 3호선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과거에 발목을 잡았던 경제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순환선은 교통수요가 적은 곳까지 경유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업성,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다.
노선을 변경하지 않으려면 3호선을 구간별, 단계별로 나눠 추진하거나 최근 인천시가 발표한 북부순환망과 연계,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순환선으로 현재 공사 중인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저심도 경전철 공법이라든지 트램 방식의 대전도시철도 2호선처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교통편의와 상당한 교통 개선 효과가 예상되는 인천3호선. 하지만 낮은 경제성, 막대한 사업비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낱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도록 경제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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