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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영화와 사람을 잇는 방식 고민’…정지혜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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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영화와 사람을 잇는 방식 고민’…정지혜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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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영화평론가

영화를 즐기는 방식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다양해졌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영화를 통해 누구를 만나고 어떤 걸 발견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지혜 영화 평론가는 영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 오면서 영화제 등 현장에서 영화를 만든 이들이나 영화를 보고 감상을 나누는 관객들, 동료 평론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에게 단순한 영화 감상을 넘어 영화와 연결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 중이다.

지난 여름 성남미디어센터 ‘2022 청년시민영화기획단’ 사업을 통해 청년들과 만난 데 이어 10월20일부터 11월8일까지 수원미디어센터 시민프로그래머 양성 과정에도 참여했다. 오는 12월2일, 3일 양일간 진행될 제7회 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을 8명의 수원 시민들이 직접 기획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했던 그는 영화 프로그래머의 개념과 실무, 영화제 기획·운영 과제 선정 등에 관한 내용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수업을 통해선 시민들이 각자 선정한 영화와 어울리는 작품을 골라보기도 하고, 왜 이 영화를 이 섹션에 배치했는지 소개하고, 기획의 변을 풀어낼 수 있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정 평론가는 “이번 수업에 모인 분들이 20대가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이 많은 데다 열의를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아 활기 넘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선정한 영화 리스트가 물의 온도를 테마로 한 선명한 콘셉트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정 평론가는 프로그래머 활동 역시 비평의 일환으로 여긴다. 자신이 기획한 영화들을 토대로 한 소개글, 프로그램 노트 등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와 글, 그 틈에서 발견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여다 본다. 영화와 만나고, 영화를 만든 사람들을 떠올리고, 글로 풀어낸 영화를 통해 다시 사람과 만나면서 탐색 지대를 넓혀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글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 평론가는 TV 평론 공모전에 당선돼 매체 관련 글쓰기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의 궤적은 TV 드라마·시사 프로그램·예능 등 매체 전반에 대한 글에서 출발했지만, ‘씨네21’에서 한동안 기자로 근무하면서 영화와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다. 영화와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영화가 있는 곳이면 몸담을 기회가 생겼다. 정 평론가는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했고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예심 등을 진행하는 등 폭넓은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그는 영화를 글로 풀어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업에 있어 늘 고민한다. 이미지, 사운드 등의 영화 요소들을 완전히 다른 문법을 지닌 정제된 형태의 글로 눌러 담아낸 뒤 사람들과 나누는 과정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와 글 사이 미처 풀어낼 수 없는 지점들이 무한해 좌절감을 느낄 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그 간극을 메꿔 가는 시도를 계속하는 데서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와 만나고 있다. 정 평론가는 “새로운 영화를 만날 때마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 함께한다”면서 “영화라는 게 결국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빚어낸 산물이라는 점에서 더 애착이 간다”며 “영화에서 결국 사람들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하기에, 내가 영화를 잘 봤는지 늘 고민하게 된다”고 웃어 보였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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