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 내달 2·3일 청소년문화센터서 열려 ‘물’에서 메인 테마 착안해 영화 배치... 일상 담긴 9편 관객들에 선뵐 예정
극장을 찾는 관객의 자리에서 벗어나 영화제를 직접 꾸려 나가는 시민들이 모였다.
제7회 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이 오는 12월 2, 3일 양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은하수홀에서 열린다. 시민들이 관객의 자리에서 영화를 보는 대신, 직접 영화제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10월20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정지혜 평론가의 프로그래머 양성 과정에 함께한 시민들은 각기 다른 영화들을 한데 모아 특정 주제로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등 구체적인 기획 과정을 익히며 영화제를 준비했다. 수업이 끝나고도 시민들은 열띤 회의를 이어가면서 서로의 견해 차를 좁혀갔다.
이에 맞춰 시민들은 수원이라는 도시의 이름답게 물에서 영화제의 메인 테마를 착안해 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영화들을 배치했다. 저마다의 온도를 품은 채 흘러가는 일상이 녹아 있는 상영작 9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상영작들은 8명의 시민들이 직접 고른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의미를 더한다.
먼저 2일 오후 7시엔 특별 상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주목 받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상영된다. 상영 이후엔 김세인 감독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진다.
3일엔 물의 온도를 반영한 상영작들이 준비돼 있다. ‘0℃’ 섹션에서는 ‘재인의 생일파티 탐방기’, ‘컨테이너’, ‘니믹’ 등 단편 3편이 준비돼 있다. ‘36.5℃’ 섹션엔 사람의 체온을 닮은 영화 세 편이 기다린다.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 ‘호수’를 상영한다. 또 ‘호수’의 박소현 감독과 가수 지고가 함께하는 GV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100℃’ 섹션이 되면 뜨겁게 타오르는 복수극 ‘프라미싱 영 우먼’이 상영되며, 마지막으로 ‘?℃’ 섹션에서는 ‘세자매’ 이승원 감독과의 GV를 통해 관객들이 직접 영화의 온도를 정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영화제 준비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이번 경험이 각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상을 전공 중인 양희찬씨(23·매탄동)는 복학을 앞두고 관심 분야에 있어 시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 영화제 기획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관객으로 극장을 찾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많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가 고른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사랑이 스며든 영화로, 인간의 온기가 맴도는 ‘36.5℃’ 섹션을 풍성하게 가꿔준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팀에서 스태프로 근무했던 권찬미씨(26·구운동)는 평소 영화제의 꽃이 프로그램 기획 파트라고 여겨 왔다. 그는 “밖에서 바라만 보던 업무를 직접 할 수 있어 신기했다”면서 “이번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각종 영화제 속의 다양한 업무를 접해보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매탄동에 거주하는 정다은씨(25)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열렸던 5회 영화제에도 시민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직관적이고 선명한 컨셉트로 영화를 배치했던 당시와 다르게, 이번에는 영화들 간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톤을 정돈하기 위해 정 씨를 비롯한 시민들이 많은 신경을 썼다. 그는 “작품 간의 유기성과 테마에서 느껴지는 흐름 같은 미묘한 요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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