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명상콘서트 (Concert Meditation)’를 표방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반향’이 올해 ‘반향 2022 : 묵(黙)’으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올해 주제는 묵(黙), ‘침묵’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는 2019년 처음 반향을 선보인 이후 음악명상콘서트라는 큰 틀 안에서 매회 새로운 주제로 음악을 통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올해 무대는 한국 창작음악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작곡가 이건용의 음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12월 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3일 남양성모성지 대성당(화성)에서 펼쳐지는 ‘반향 2022 : 묵(黙)’을 미리 만나본다.
■ 음악을 통한 반향…한 해를 돌아보는 경험
‘반향’은 연말,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반추하는 명상음악회 콘셉트를 도입했다. 특히 콘서트임에도 관객이 명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한 게 특징이다. 작곡가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는 이건용은 “생각과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가 ‘침묵’이라고 볼 수 있고, 반면에 음악은 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침묵과는 정 반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면서 “침묵의 수행을 음악으로 구현하고자 그동안 작곡하면서 늘 적용해오던 음악의 논리와 정해진 형식, 문법을 다 버리고 마치 유목민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초원이나 황무지처럼 아무 표지판이나 길도 없는 곳을 가는 느낌으로 작업에 임했다. 이번 공연은 음악공연이 아니라 음악을 통한 반향(Reflection)이 청중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독주부터 74인조 대편성 관현악…다양하게 만나는 침묵의 소리
이번 공연에서는 말과 음악을 통해 명상음악에 깊이를 더할 신작 ‘천둥의 말’과 국악관현악곡 ‘묵(默)’ 외에도 과거 이건용이 작곡했던 ‘저녁노래’ 시리즈 중 첼로 독주를 위한 ‘저녁노래 2’와 가야금 4중주를 위한 ‘저녁노래4’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신작 ‘천둥의 말’은 작곡가 이건용이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시의 가사내용을 토대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성악앙상블 소리봄(6인)과 타악기의 앙상블로 선보이는 무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묵(黙)’은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침묵하는 동안에는 겉으로 조용히 있어도 머릿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들이 각자 요란하게 소리를 내지르게 되는 점이 음악으로 표현된다. 20여 분간 연주 될 이번 곡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이 직접 지휘에 나선다. 연주는 74인조 대편성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경험할 수 있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도 눈 여겨 볼 만하다. 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좌식무대와 조명, 스크린을 통해 이건용의 작품세계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다. 3일 공연이 열리는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마리아 순례지로 자연과 빛이 어우러진 공간, 별도의 음향장비 없이도 울림이 아름답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남양성모성지 공연은 사전예매자에 한해서만 관람할 수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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