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값 껑충… 알뜰 소비자 ‘빈티지’ 열풍

부담 덜고 환경 보호 ‘일석이조’... 최근 ‘가치지향’ 소비의식 확산
중고 의류·패션 잡화 거래 급증...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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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의 공익 활동 매장인 ‘아름다운가게’에서 손님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오민주수습기자

#1. 수원에 거주하는 임소라씨(29·가명)는 아이들 입힐 옷을 구매하기 위해 ‘아름다운가게’를 자주 찾는다. 최근 옷 가격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아름다운가게를 통한 구매는 기부금으로 사회취약계층도 돕고 환경까지 지킬 수 있어 ‘일석삼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옷 가격이 최근 너무 많이 올라 아름다운가게를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2.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박혜진씨(29)는 출근 전 현관문 문고리에 판매할 옷이 담긴 쇼핑백을 걸어 둔다. 비대면 중고거래의 한 방식인 ‘문고리 거래’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장롱 속의 안 입는 옷들은 사이트에 올리고 판매해서 번 돈으로 중고 옷을 산다”며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아지며 주로 옷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식(食)·주(住) 물가 상승 속에서 의(衣) 비용도 예외없이 올라 '중고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의류 구매가 환경 보호 등 가치지향 소비라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다.

29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500%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여성 의류 등록 비중은 2020년 22%에서 올해 45%로 두 배 이상 커졌다.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도 중고 패션잡화와 의류 등이 인기 상품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중고물품을 기부 받아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도 지난해 대비 구매건수가 10.5% 증가했고, 이 중 의류 판매량은 약 4% 늘었다.

이 같은 소비트렌드 변화에 기업들도 하나 둘 중고 거래 패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달 미국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번개장터와 손 잡고 중고 명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고 패션 상품을 전문 거래하는 ‘콜렉티브’, ‘리클’ 등 온라인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의류 가격까지 많이 올라 중고 의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더욱이 이 같은 중고 의류 구매가 환경에 대한 관심 등 가치지향 소비로도 이어져 앞으로도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민주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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