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설 현장·기업 등 잇단 스톱... 기름 동난 주유소 6곳 이상 나오고 시멘트 출하 멈추면서 공사 차질... 물류 재고품 쌓이는 등 피해 확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파업이 8일째에 접어들면서 인천지역의 주요 건설 공사 현장을 비롯해 기업 등이 잇따라 멈춰서고 있다. 여기에 휘발유 등을 공급 받지 못한 품절 주유소도 6곳 이상 나오는 등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구 검단신도시의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 아파트 건설 현장은 시멘트 공급이 끊기면서 공사를 중단했다. 한창 골조공사가 이뤄지는 시기지만, 기중기와 시멘트 펌프차량 등이 모두 공사장에 멈춰서 있다.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와 파일공사 등의 차질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특히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연정 건설 공사는 중단 위기다. 검단 2공구는 이날 기준 남은 시멘트가 고작 25t과 철근 100t 뿐이기 때문이다. 당장 터널 안에 시멘트를 붓는 ‘쇼크리트 타설’ 작업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주공정인 이 작업을 하지 못하다보니 연계 작업인 라이닝, 정거정 구조출, 기초공사 등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2일이면 보유 물량을 모두 쓰기에, 추가로 들여오지 못하면 공사를 멈출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남동구 구월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 현장은 당초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대형 마감자재나 나무 등을 미리 들여놨는데도, 정작 시멘트 출하가 멈추면서 관련 토목 및 조경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인천의 중소기업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원·부자재 공급이 끊기면서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금형 제조업체 대정정밀은 지난달 포항과 울산 등에 15t의 플라스틱 원자재를 발주했지만,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대정정밀은 생산라인 절반을 폐쇄하고 현재 1개 라인만 운영하고 있다. 오솔길 대표는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 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동구의 한 물류업체는 제조업체로부터 받은 물품을 인천항으로 옮겨 수출하지 못해 야적장에 재고품만 계속 쌓아놓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접수한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 31건에 달한다.
여기에 인천시내 곳곳에서는 휘발유 등을 공급 받지 못한 품절 주유소도 6곳에 달한다. 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 경찰 및 정유사, 협회 등과 대책을 마련하고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부평구 산곡동 산곡셀프주유소에는 이날 정오께 휘발유가 품절됐다. 이날 주유소 직원들은 휘발유 가격표와 휘발유 주유호스 손잡이 부분에 ‘휘발유 품절’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뒤늦게 운전자 3명이 품절 안내 문구를 보지 못하고 주유소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인천 남동구 만수광해주유소에서는 트럭 운전자들이 잇따라 기름을 가득채우고 나갔다. 한 트럭 운전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기름이 품절되는 주유소가 생기길래, 아예 가득 넣는 기사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시는 이날 오전 유정복 인천시장 주재로 화물연대 파업 관련 유관기관 등과 대책회의를 열고 산업계 등의 피해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했다. 유 시장은 “안전본부 재난대책 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부서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산업계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주연기자·홍승주·황남건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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