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토닥토닥] 이웃사랑 채워 넣고… 행복 꺼내갑니다

수원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김장김치로 소외계층과 情 나눠... 봉사단원들 “따뜻한 겨울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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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 길 봉사단 회원들이 공유냉장고를 통해 주변이웃에게 나눠질 김장을 담그고 있다. 윤원규기자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김장 김치, 누구든지 꺼내 드시고 따뜻한 겨울 나세요.”

연말을 맞아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훈훈한 사랑방인 공유냉장고가 주목받고 있다. 음식을 넣은 이도 보람을 느끼고, 음식을 가져가는 이도 얼굴도 모르는 나를 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한다. 채워 넣은 먹거리를 가져가는 단순한 교환 행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믿음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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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설치장소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3호점을 거점 삼아 지역민들과 소통해 오고 있는 길남주 한사랑길봉사단 회장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식당에서 김장김치 400여 포기를 담갔다. 매년 이 맘 때면 인근 봉사단체와 함께 김장을 해 어려운 가정에 전달했는데, 올해는 김장 재료가 100kg 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든든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수원시내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1호~10호에 김치를 채워 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10호 관리자인 이지현 녹색복지회장과 인근 봉사단체 40여명도 함께했다.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탓에 힘들 법도 하지만 참가자들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김치를 버무렸다. 길남주 회장은 “워낙 어려운 시기라 반찬 사먹기도 쉽지 않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많으실 텐데, 그런 분들께 소중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든지 음식을 채워 넣고, 누구든지 음식을 꺼내갈 수 있는 곳인 ‘슬기로운 공유냉장고’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의 관할 하에 현재 수원시 전역에 걸쳐 10곳에 설치돼 있다. 음식물쓰레기 감소와 먹거리 이웃 나눔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차원에서 이어지는 프로젝트다.

이지현 녹색복지회장은 “소외계층, 독거 어르신들께서 공유냉장고의 음식을 가져가신 이후에 어떻게든 다시 음식을 채워 넣으려고 하시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필요한 이가 가져가고, 또 다른 이웃을 위해 작은 마음을 보태는 행동 자체가 진정한 나눔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길남주 회장은 “단순한 김장 나눔을 넘어서서 필요하신 분들이 편히 드실 수 있게 공유냉장고를 채운다는 점에서 이런 문화가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채워 넣은 김치가 또 다른 이의 나눔을 유도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상호기자·김건주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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