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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1-④
문화 찬란한 고대 문명이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1-④

교회와 일체로 건설된 부속건물의 아케이드

교회 밖으로 나와 성당과 연결된 회랑과 부속건물을 감상하는데, 관리인은 아쉽게도 오늘은 성당 내부만 개방하고 이곳을 개방하지 않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교회 건축물들의 조화와 일체성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관리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한층 교회 건물의 미학적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만남과 도움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풍미가 배가되는 경험을 한다.

친절하게 교회 내·외부를 안내해 준 관리인과 기념사진 한 컷을 찍고 역사지구로 발길을 옮긴다. 지도를 보며 과달라하라대학을 거쳐 중세 건축물과 현지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억의 고리를 엮는다. 가는 길에 왜 이렇게 가톨릭교회가 많은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콜로니얼 시대 신앙심의 발로로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지배를 위한 착취로 봐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이것 또한 혼성 문화의 한 부분으로 봐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카바냐스 문화연구소

몇 년 전 프랑스 생장피에드포르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순례길을 걸을 때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교회를 만났고, 폐허가 된 중세 교회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는데, 이곳에서는 폐쇄된 교회는 볼 수 없다. 아직도 멕시코 가톨릭은 남유럽과 달리 그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멕시코는 인구 감소 국가가 아니라 성장하는 나라이기에 모태신앙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호텔에서 아침식사 때 먹었던 여운이 남아 있는 퀘사디아로 점심을 해결하고, 어제 돌아보지 못한 역사지구 서쪽 구역에서 동쪽 구역으로 돌아본다. 반경 2km 안에는 주 정부 청사, 카바냐스 문화연구소, 데고야도 극장, 할리스코의 예술가·음악가·역사적인 지도자를 기리는 기념물, 역사박물관 등 고건축물이 있다.

종교 건축으로는 성 자포판 대성당, 성 이시드로 성당, 성 베드로 성당, 나자렛 예수 성당 등 오래된 중세 교회가 여럿 있다. 교회를 둘러볼 때 콜로니얼 시대 가톨릭 교세를 짐작하기에 충분하고, 규모도 규모지만 역사성이 있는 교회 건물이 즐비한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란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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