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보고 누굴 뽑나요?”…‘깜깜이 선거’ 우려에 체육계 불만 고조

선거운동 제약·짧은 기간 등 문제…토론회 취소로 후보 검증 기회 무산
후보자·선거인·도내 체육인들 이구동성으로 “선거방식 개선” 한 목소리

경기도체육회

민선2기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한적인 선거 방식과 짧은 선거운동에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지방 체육회의 정치적 독립과 체육단체 자율성 확립을 이유로 지난 2020년 1월부터 민선 체육회장 제도를 도입했지만, 미흡한 규정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에 오는 15일 치러질 민선2기 선거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으나,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미흡한 선거관리 규정에 후보자는 물론 도내 체육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체육회장 선거는 15일 오후 1시30분부터 5시까지 수원시 권선구 소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현장투표로 진행된다. 지난 4·5일 이틀간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6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투표 전날인 14일까지 9일간 득표활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선거운동 방식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후보자들은 선거인들에게 제대로 자신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고, 선거인 역시 후보를 파악하고 검증할 기회가 적어 불만이다.

선거 규정에는 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실도 차릴 수 없는 것은 물론 본인 외에는 선거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선거운동 기간 공개된 장소나 체육시설에서 선거인에게 명함 배부나 전화, 전자우편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홍보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조차 후보자만 지지를 호소할 수 있어 593명의 유권자에게 혼자서 공약을 알리기에 무리라는 게 후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더불어 9일 개최 예정이었던 정책토론회 역시 취소돼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후보자 전원이 동의해야 토론회를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함에 따라 전원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따라서 후보자를 비교 검증 할 수 있는 시간은 투표 당일 소견발표 10분이 전부다. 후보자는 알릴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고, 선거인들은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모자란 시간이다. 더불어 투표권이 없는 일반 체육인들의 알 권리도 충족시켜주지 못하게 됐다.

낮은 투표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종 확정된 593명의 선거인은 당일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 와서 정해진 시간내 투표를 해야 한다. 평일에 진행되는 선거에 원거리 거주 선거인이 투표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직장인의 경우 연차를 사용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북부지역 투표소 설치가 대안으로 제기됐지만 대한체육회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500만 경기도 체육인을 대표해 4년간 경기도 체육 행정을 이끌어갈 수장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를 앞두고 체육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다음 선거부터라도 제대로 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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