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가 바뀌어도 여전히 경기도에서는 기회가 없다.” 경기도내 살처분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봄 집중취재반을 구성해 도내 살처분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급하게 동물을 살처분해야 해 모든 시·군이 수의계약으로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러한 계약 과정에서 경기도내 업체들이 철저히 배제된 채 충청지역 업체가 도내 살처분 현장을 독식하고 있었고, 살처분 업체와 시·군 공무원들 사이의 부적정한 거래도 제보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보도된 후 당시 민선 7기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기도는 즉각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살처분 업체 선정과 관련해 도내 업체와 우선 계약하도록 각 시·군에 권고하고 생산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살처분 용역업체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공무원이 임의로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도록 해 더 이상 살처분 업체와 공무원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1년8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민선 8기 김동연 지사가 취임했고 ‘기회의 경기’를 외치고 있다. 도내 곳곳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는데, 도내 살처분 업체들은 공정한 기회를 얻고 있을까.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바뀐 것은 전혀 없었다. 여전히 공무원이 살처분 업체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고 도내 현장을 충청도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이러니 도내 살처분 업체들은 여전히 ‘경기도지사가 바뀌어도 경기도에서는 기회조차 없다’고 하소연이다. 경기도 공무원들이 살처분 업체 선정에서의 문제점을 모를 리 없다.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도지사와 시장이 나서야 한다. 그런 일을 하라고 우리가 선거를 하는 거 아닌가.
이호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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