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다가온 아이들에게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로 행복을 전하겠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는 ‘이야기 할머니’ 이난숙씨(72)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올해 3월 그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10명이 넘는 손주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에게 때로는 아기 목소리, 때로는 할아버지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준다. 무서운 늑대와 어린 양의 목소리로 실감나게 이야기를 전달하면 아이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한껏 집중한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김포시 솔터마을의 ‘우리동네 이야기보따리 할머니’다. 이씨는 김포시자원봉사센터의 어르신 봉사단에 소속돼 매년 3~11월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 각 지점에서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등 활동을 한다.
이씨는 어린 시절에 대해 “가족과의 시간이 많지 않아 행복을 꿈꿔보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동생들을 위해 바쁘게 살아온 그는 아이들에게 더 밝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복함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런 가운데 그는 ‘나로 인해 동네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5년 전 구연동화를 정식으로 배워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한동안 나눔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씨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직접 도서관을 다니며 책을 고르고 재밌는 활동을 고민하던 끝에 아이들에게 진심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오히려 이씨가 아이들로부터 봉사를 받는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지난 5월,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직접 만들어 손목에 채워준 오색 실 팔찌는 그의 보물이다.
이씨는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돼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 주려 한다”며 “봉사활동을 함께한 다른 봉사자들과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을 찾아가 행복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경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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