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시 이미지 불일치, 생뚱맞다”...내년도 2억원 예산 전액삭감
구리시가 내년 중 새로운 볼거리 명분으로 이른바 ‘장자대로 군악대 축제’를 계획했으나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 재정이나 위상에 걸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어려운 대내외적 경제 사정에도 부합되지 않는 소위 생뚱맞은 축제란 이유에서다.
13일 구리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장자대로 군악대 축제 행사비로 2억원을 편성해 시의회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심의 결과 시 이미지와 맞지 않은 축제인 데다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전액 삭감 처리했다.
장자대로 군악대 축제는 장자호수공원에서부터 벌말삼거리까지의 장자대로에 퍼레이드가 가능한 군악대와 민간 마칭밴드를 앞세운 구리시 최초 행사로 기획됐다. 시는 시민들에게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진해시나 원주시 등 군악대 축제를 개최했던 시·군처럼 인근에 군부대가 인접해 있지 않은 데다 군악대 축제와 구리시와의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시는 계획된 축제를 여수시처럼 구리 한강 관악(마칭) 페스티벌로 변경, 추진하는 변경안까지 내놓았으나 의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예산 반영이 무산됐다.
구리 한강 관악(마칭) 페스티벌은 국내 정상급 취타대를 비롯해 크라운 마칭밴드,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 염광여자고등학교 마칭밴드 등 민간 마칭밴드가 대거 참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다 군악 연주가 가능한 군악대를 초청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시민의 날 연계 축제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시의회 관계자는 “구리시 이미지와 맞지 않은 다소 생뚱맞은 축제가 어떤 방법으로 기획됐는지 알수 없다”며 “아무리 시장 공약사업이라 하지만 녹록지 않은 구리시 재정에다 내년에는 경제 사정도 그리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은 만큼 삭감 명분이 충분했고 의원들도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리=김동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