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반도가 아득하다. 밑으로는 임진강이 흐른다. 파주 ‘화석정(花石亭)’에 오르면 펼쳐지는 풍광이다.
▶꽃과 돌의 조합인 ‘화석정’이란 현액(懸額)은 애초 중국 당나라에서 비롯됐다. 당시도 북방 이민족은 늘 중원을 노렸다. 이런 와중에 무관 백민중(白敏中)이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업신여김을 받았다. 그런 그를 한 재상이 장군으로 추천했다.
▶백민중은 전장에 나가 흉족을 무찔렀다. 이후 그는 물론 그의 됨됨이를 알아본 재상 이덕유(李德裕)도 존경받았다. 이덕유는 노후에 정자를 건립하고 현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파주 화석정은 율곡 이이 선생의 증조인 이명신(李明晨) 선생이 조선 초기에 건립했다. 정면 3칸에 측면 2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었다. 율곡 선생은 이곳에서 시를 짓고 나랏일도 논했다. 화석정은 율곡 선생의 학문연구소였다.
▶그런 정자가 56년 만에 디지털 전시관으로 원형 복원(경기일보 11월29일자 10면)이 추진된다. 현재의 건축물은 6·25전쟁 때 소실된 뒤 1966년 파주 유림 등이 나서 재건했지만 엉터리 복원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시는 이에 내년 상반기까지 13억여원을 들여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조성한다. 앞서 시는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그 결과 1920, 30년대 촬영된 사진자료를 기준으로 화석정 정면이 3칸, 측면은 2칸, 내부는 통칸이고 동쪽 2칸은 대청보다 한 단 높은 온돌방(혹은 마루)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넓이 1천200여㎡에 길이 200m 규모의 조경이 조성된다. 디지털 전시관 건립은 그 다음이다. 관리사 건물이 3차원 디지털기술이 활용된 디지털 전시관으로 거듭난다.
▶진입로도 대형 이동수단의 교행이 가능하게 만든다. 주차장도 추가로 마련된다. 군부대와의 상생발전을 위해서다. 화석정 복원의 취지는 율곡 선생 학문의 요람 되살리기다.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기 때문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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