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한설이 몰아치면 붕어빵이 생각난다. 겨울철 국민 간식이다. 그런데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경제 불황 탓인가.
▶MZ세대 사이에선 요즘 ‘붕세권’이 인기다. ‘역세권’을 본뜬 붕어빵 노점 현황도다. 대부분 전철역 주변에 있다. 전국 붕어빵 노점 위치를 담은 ‘대동풀빵여지도’도 만들어졌다. 최근까지 1천55곳이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맛, 가격, 팥소의 양, 개점시간 등에 주인 친절도까지 꼼꼼하게 적혀 있다.
▶붕어빵의 기원은 1950년대로 추정된다. 미국 밀가루 대량 수입 시기와 맞물린다. 앙금이 거의 없다가 팥을 넣기 시작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잠시 사라졌다. 길거리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1998년 IMF 사태 무렵 다시 돌아왔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길에 나와 붕어빵을 구웠다. 서민들은 식사 대용으로 사 먹었다.
▶붕어빵은 쇠틀에 밀가루 등으로 만든 반죽과 단팥소를 넣어 만든다. 찹쌀도 들어간다. 근래에는 피자, 고구마, 슈크림 등 여러 종류를 넣기도 한다.
▶붕어빵 값이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당국의 분석이다. 붕어빵 2마리 값이 기본 1천원 수준이다. 지역에 따라선 1마리에 1천원인 곳도 있다. 1천원으로 3, 4개들이 한 봉지를 구매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건 옛말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 붕어빵에 들어가는 주재료 5가지 가격을 조사한 결과 5년 전보다 평균 49.2%, 지난해보다는 18.4% 올랐다.
▶서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질수록 붕어빵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붕어빵 판매량은 불황의 지표로도 여겨진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데 뭐 붕어빵인들 오르지 않겠는가. 그런데 붕어빵 노점들이 가게를 접고 있다. 애달픈 반전이다. 붕어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빵의 서사(敍事)가 그래서 안타깝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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