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꼬리겨우살이·참나무겨우살이 적극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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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기생식물은 4천500여 종, 이 중 겨우살이류는 1천5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및 동백나무겨울살이 이렇게 5종류가 자생한다. 겨우살이라는 이름은 ‘겨울에도 잘 살아가는 식물’ 그리고 ‘겨우겨우 기생하여 살아간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겨우살이 중에서 꼬리겨우살이와 참나무겨우살이는 희귀식물로 지정돼 있다. 꼬리겨우살이와 참나무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라는 특성과 분포지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다. 기생식물은 기주식물이 고사하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기주식물 개체가 적을수록 멸종에 대한 위험이 커지며 분포지가 적을수록 위험성은 높아진다. 꼬리겨우살이는 주로 강원도 및 백두대간의 높은 산(소백산, 속리산, 지리산 등)을 중심으로 적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지만 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 일부지역에 한정돼 자생한다.

겨우살이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는 한 겨울 새들에게 충분한 먹이를 제공하여 겨우살이가 있는 숲과 없는 숲은 조류 다양성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전체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숲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촉진제 역활을 한다. 나이 많은 나무 밑에는 햇빛이 잘 들지 않아 하충식물이 많이 살지 못하는데, 겨우살이가 나이 많고 큰 나무에 많이 기생할 경우 이 나무의 죽음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겨우살이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국에서는 이미 겨우살이를 생태계의 핵심 종(생물종다양성을 좌우할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치는 종)으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지금처럼 겨우살이 채취가 진행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2종 이상을 우리나라에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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