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경기도 나눔명문기업] 김정진 ㈜정우이지텍 대표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은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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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진 (주)정우이지텍 대표와 직원들이 나눔명문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며 피켓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나눔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기쁘고, 그 기쁨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우이지텍은 지난 2020년 6월 1억원을 기탁하면서 경기도 ‘나눔명문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나눔명문기업은 사랑의열매의 고액 법인 기부 프로그램으로, 1억원 이상의 성금을 기부하거나 3년 이내에 기부를 약정한 기업들이 가입하는 클럽을 말한다. 기업의 나눔 문화를 확산해 사회적 기여에 솔선수범한 고액 기업 기부자 모임이다. 사랑의열매가 매년 법인 기부자 등을 예우하기 위해 나눔명문기업을 선정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3년 12월 시흥시에서는 1호로 1억원 이상 기부하면서 개인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김정진 정우이지텍 대표와 만나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나눔 문화와 그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Q. 나눔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A. 예부터 가난은 나라의 임금도 못 구한다 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도 기부한다면 더 나은 사람들에게 나눔의 소중함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 이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회사 차원의 기부를 한다고 했을 때, 직원들의 반응을 걱정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직원들이 뿌듯하게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 개인적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계기는 신문에서 아너 소사이어티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부터 조금씩 여러 모금 단체에 일정한 소액 기부를 해왔었던 만큼 기왕이면 한 번에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돼 기부를 하게 됐다.

Q. 나눔명문기업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소감 부탁드린다. 직원들의 반응도 알고 싶다.

A. 개인으로 하는 건 나 혼자 결정하면 되지만, 기업명으로 기부를 결심할 때는 직원들의 반응이 걱정이 된다. 근데 막상 기부를 결정하고 나눔명문기업으로 가입하고 나니, 결정했을 때는 직원들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 걱정도 했다. 다행히 생각보다 직원들도 자랑스러워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Q. 정우이지텍은 어떤 기업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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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표면처리(도금)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전기·전자·방산·모바일부품 등 다양한 제품에 도금을 하고 있으며, 특히 세라믹 관련 부품의 도금에 경쟁력이 있고 표면처리에 관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1985년 2월 정우상사라는 상호로 도금 관련 약품사업을 직원 없이 1인 기업으로 시작했고, 도금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현재는 ㈜정우이지텍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1인 기업에서 직원들이 1~2명씩 늘었다. 한 때는 60~70명에 달할 때도 있었다. 현재는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모두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들로 회사와 직원들과의 상호 신뢰도가 높고, 직무 처리 능력 또한 탁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40여년 동안 금속 표면처리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주요 제품으로는 금도금(리드 프레임·세라믹 소재·단자류), 니켈도금(모바일부품·통신 부품), 수소연료전지용 부품(군수장비·중장비 건물용 연료전지) 도금을 주 생산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면 개인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것과 기업명의로 나눔 명문기업으로 가입한 것이 떠오른다. 아울러 직원 6~70명 중 흡연자가 50여명쯤 되었을 때 10~15년 꾸준히 금연을 장려하여 2009년 전직원 금연이라는 목표를 이루었을 때 가장 보람 있었던 것 같다. 금연을 실천한 50여명과 기존 비흡연자에게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입사 연도에 따라 일시불로 지급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Q. 나눔기업 활동 외에도 어떠한 활동을 하고 계신지, 구체적인 사례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달라.

A. 지난 2003년 반월공단에서 조그마한 공장에서 도금업을 하다가 설비 증설 및 직원복지(주차장 및 휴게시설)에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적당한 공장 매물을 찾던 중 자금 마련에 부담이 되긴 했으나 마음에 드는 공장이 있어 36억이라는 큰 금액을 대출해 시화공단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시기가 IMF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마무리되기 전이라 큰 부담을 안고 이전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1997년쯤부터 약 6년간 금도금을 하면서 발생하는 폐수, 제품불량 등에서 조금씩 회수한 금이 조금씩 여러 덩이로 약 830돈이 모이게 됐고, 팔아서 회사에 보탬이 되게 할까 하다가 어려운 시기에 남을 돕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많이 망설인 끝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금을 매각하면 회사에서 쓸 것 같아서 금 덩어리 상태로 시흥시청에 기부하러 갔으나, 시청 직원분들이 놀라며 금은 받을 수 없으니 팔아서 현금으로 기부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이에 금을 매각해 현금으로 4천800여만원을 기부하게 됐고, 그 현금을 사랑의열매로 기부하게 됐다.

Q. 최근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한 기부 한파가 이어졌다. 독자들이 나눔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한다.

A. 코로나19가 생각보다 길게 지속되고 있고, 금융대란과 물가상승 등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는 시기인 것 같다. 특히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서민들 보다는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 중에선 기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기부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나눔을 해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기부하는 사람의 마음 자체가 기쁘다는 말이다. 이 돈이 정확하게 누구에게 전달되는지 확인할 길은 사실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누구는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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