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 인천시 미분양 ‘칼바람’

인천 아파트 7곳 분양 실패... 내년 ‘5만가구’ 공급 예정에 대규모 미입주 사태 우려 커
재개발·재건축 논의 자취 감춰... “건설사 자금줄 등 해결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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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아파트 전경. 경기일보DB

인천지역에서 지난 9월부터 분양을 한 아파트 단지 7곳 모두가 미분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선 부동산 한파가 현실화하는 만큼, 내년 대규모 미입주 사태 등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인천시와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는 지난 9월부터 분양을 한 아파트 단지 7곳 모두가 분양 모집에 실패했다. 지난 19~21일 분양 모집을 시작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은 전체 모집 653가구 중 1,2순위에 355가구(54.3%)만 신청이 들어오며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단지는 국내 주요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시공하는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인천시청역 등의 호재로 지역의 관심이 높았던 곳이다.

 

또 같은 기간에 분양한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도 일반 공급에서 전체 558가구 중 단 86가구(15.4%)만 모집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또 ‘영종국제도시 A26BL 제일풍경채 디오션’ 역시 일반공급 634가구 모집에 절반에 불과한 355가구만 모집했다. 이 밖에도 연수구의 ‘연수월드메르디앙 어반포레’와 계양구의 ‘작전 한라비발디’ 등도 모두 미분양, 아직도 선착순 신청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재개발 및 재건축 논의가 활발했던 군·구에서도 분양 승인을 받으려는 사업시행사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문의가 가장 활발했던 미추홀구도 지난 2~3개월부터 분양 승인 신청이 전무하다. 시행사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분양 공고를 내기 1개월 전에 기초지자체인 군·구에 분양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군·구별로 분양 승인을 받으려는 사업자가 거의 없다”며 “특히 내년 인천지역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시행사에서 당장 분양을 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사업시행사가 분양을 취소하고 환불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서희건설은 최근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분양한 계약을 전면 취소하고, 수분양자에게 계약금과 합의금을 지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는 144가구 모집에 청약 당시 경쟁률이 최대 3.4대1에 달했지만, 실제 계약에서는 고작 44가구(30.5%)만 계약이 이뤄진 곳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내년 인천지역의 대규모 미입주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에 인천은 지난 2019년부터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분양이 이뤄진 5만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시기에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결국 계약취소나 미입주 물량이 대거 등장할 수 밖에 없다”며 “인천은 물량이 많아 대량의 미입주는 불가피”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사의 자금줄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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