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내려앉은 선경(仙境)이 곱다. 하늘을 품은 산자락도 빼어나다. 광주 도척저수지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풍광이다.
▶이곳은 용인 태화산에서 발원하는 노곡천을 댐으로 막아 만들어졌다. 위치는 태화산 기슭이다. 아래쪽에 있는 논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가뭄 때는 물이 많이 빠진다. 주변의 길은 용인으로 넘어가는 98번 지방도가 유일하다. 첩첩산중 같은 분위기가 짙은 까닭이다.
▶서울 지척에 이런 근사한 곳이 있다는 사실이 미덥다.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마니아들에겐 제법 유명하다. 굳이 강원도 깊은 산골을 찾지 않아도 공기가 상큼하다.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었을 때처럼 말이다. 그런데 단점이 있다. 광주 토박이들도 잘 모를 정도로 외졌다는 점이다.
▶이런 곳에 산책로가 조성된다. 광주시는 도척면 도척저수지 일원에 사업비 12억원을 들여 내년 상반기까지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 조성을 추진(경기일보 22일자 11면)한다. 물을 따라 걸을 수 있으니 수변 산책로겠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 명품 산책로가 될 터이다. 앞서 시는 올해 8월 기본계획과 타당성 조사 등을 완료했다.
▶1단계 수변 산책로 조성은 저수지 둘레 2.5㎞ 구간을 순환형 덱(deck)로드로 연결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책로 중간 전망대와 포토존 등도 설치해 자연을 느끼고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시는 1단계 수변 산책로 조성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최근 한국농어촌공사와 위·수탁 협약을 맺고 양 기관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얼룩진 세상사를 털어내는 데는 산책만큼 탁월한 특효약도 없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어서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가. 악성(樂聖) 베토벤의 명곡들도 산책의 산물이었다. 도척저수지가 그렇게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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