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벤처천억기업’ A업체(반도체)는 최근 인력 확보에 한계를 느껴 베트남에서의 100%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하이엔드급 인력들이 용인시 기흥구 아래로는 내려오지 않아 저희도 채용이 안 되긴 마찬가지”라며 “어렵사리 신입을 뽑아 트레이닝을 시켜도 숙련자가 되면 더 규모 있는 기업으로 이직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2. 경기도내 또 다른 ‘벤처천억기업’인 B업체(용인·디스플레이)도 만성적인 인력 수급 문제에 지쳐 5년 전 중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겼다. B업체 측은 “3~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원자 자체도 30%가량 줄었다”며 “대학교와 협조해 디스플레이학과 학생들과 계약을 맺는 게 유일한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학생 수가 줄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날고 기는 ‘1천억 기업’마저도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국의 벤처천억기업 3곳 중 1곳이 경기도에 포진하며 사실상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일 할 사람’은 구할 수 없는 모양새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도 벤처천억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739개사의 벤처천억기업 중 경기도에 소재한 기업은 244개사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이때 벤처천억기업은 연매출 1억원이 넘는 기업을 말한다. 경기도의 해당 기업 수는 전국 1위 수준이며 다음으로 서울(177개·24%), 충남(50개·6.8%)이 뒤따른다.
지난해 기준 벤처천억기업의 전년대비 평균 매출 증가율은 22.5%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고용한 인력은 전국 27만8천67명으로 전년대비 3만6천37명(14.8%) 늘었다. 업종별로 봤을 때 반도체, 전자부품, IT기반 서비스업 등 ICT기술과 연관 높은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매출 및 인력 시장을 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디스플레이나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선 여전히 인력 문제를 하소연한다. 특히 경기도에선 주력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산업이 만성적인 인력난을 앓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반도체산업협회가 추산한 반도체 산업인력은 약 17만7천명이며, 10년 후엔 30만4천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배출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연 5천명’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등 신산업은 시장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늘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시장 변화가 빠른 경기도에서 절실함을 느낄 것”이라며 “기업들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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