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보다 더한 집주인 수두룩…경기도엔 총 788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중 293건 646억원 떼어먹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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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정문에 구제방안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에서만 500채 이상의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을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씨(경기일보 14일자 6면)보다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에서만 이들에 의한 전세사기가 788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도민 피해 역시 불어나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빌라왕’ 김씨와 관련한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김씨가 세운 법인 보유 주택에서 91건, 김씨 명의 주택에서 80건의 보증사고가 났다.

 

전세 기간이 만료됐는데 집주인 김씨가 보증금을 내주지 못해 HUG가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에 들어간 게 171건이라는 뜻이다. 이 중 133건(254억원)에 대해선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줬다. 38건은 대위변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사망해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김씨와 관련한 총 보증사고 금액은 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김씨보다 더 큰 피해를 낸 ‘불량 집주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 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일종의 ‘악성 임대인 명단’이다.

 

해당 명단에서 가장 많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박모씨로 293건 계약에서 총 646억원을 떼어먹었다. 2위는 정모씨로 254건 계약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600억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3위 이모씨는 581억원(286건), 4위 김모씨는 533억원(228건)을 내주지 않았다. ‘빌라왕’ 김씨는 악성 임대인 사고 중 사고 금액으로만 따지면 8위였다.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천630건, 금액은 7천584억원 규모였다.

 

이 명단에 따르면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경기도의 경우 788건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도내 기초지자체 별로 따져보면 이들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부천시로, 여기에서 보증 사고 468건이 집중됐다. 부천시 심곡동에선 78건의 보증 사고가 발생해 동 단위로 보면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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