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현대인 위로하는 노년의 진심‧‧‧윤수천 시인의 ‘늙은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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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봄날’ (서정시학刊)

 

윤수천 시인이 세상에 건네는 위로를 한데 모아 ‘늙은 봄날’을 펴냈다.

 

윤 시인은 1974년 동화 ‘산마을 아이’로 소년중앙문학상에 입상, 1976년 동시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활동하며 특히 한국 아동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출간된 ‘늙은 봄날’은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등에 뒤이어 발간된 시집이다.

 

4부로 나뉜 시집에는 윤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사물 하나하나를, 자연 곳곳을 담아내는 그의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맑은 우물과 나무, 별이 가득하다. 시집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아직도 나의 가슴 안에는 맑은 우물이 있고, 나무가 자라고, 별들이 산다”고 말하는 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추운 겨울 난로 같은 시집 속에서 노년의 시인이 써내려 간 시어들이 다정한 손길로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쓸쓸함을 삽니다./값은 고가로 쳐드리겠습니다./외로움도 삽니다./역시 고가로 쳐드리겠습니다.//...//단, 조건이 있습니다./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쓸쓸함,/세상에서 가장 맑은 외로움,/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랑.(‘삽니다’ 中) 이처럼 시집 곳곳에선 삶을 관통하는 고독에 대한 수용을 통해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힘이 느껴진다. 시인의 시집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눈에 담기는 시어들은 겹겹이 쌓여 세상의 고단함을 헤쳐나갈 수 있게 만든다. 시인은 나지막이 속삭인다. 구석구석 놓여 있는 사랑을 놓치지 않고 느끼는 것이 세상을 살아내는 힘이 된다고 말이다.

 

문학박사 조석구 시인은 “윤수천 시인의 시는 인간의 숙명적인 허무와 고독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생활인의 평범한 삶을 통해 꿈과 사랑을 형상화한다”며 “현실의 불만과 저항은 화해로 귀납돼 삶의 의미를 긍정하고 옹호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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