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힘들다” 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 인천경찰청 광수대 “공범·배후 등 파악 집중”
인천에서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한 빌라왕 송모씨(27)를 둘러싼 ‘바지사장’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경찰청이 공범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송씨 사건을 배당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12월12일 남동구 만수동의 한 빌라에서 숨졌다. 송씨는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송씨가 불어나는 채무액과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씨는 지난 2021년부터 ‘갭투자’를 이용해 신축 빌라 등을 낮은 가격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송씨는 분양컨설팅 회사와 건축주 등을 통해 매매 가격 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는 갭투자를 이용했다. 송씨는 이 방식을 통해 자기자본을 들이지 않고 빌라를 매입했다. 이렇게 송씨가 지난 2021년부터 매입한 빌라와 오피스텔은 약 60가구이고, 이들 보증금 규모는 100억원에 달한다.
송씨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본인 명의의 주택 중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곳은 50여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송씨가 숨지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이 상황에서 지역 안팎에서는 허름한 빌라에 세들어 살던 송씨가 ‘갭투자’를 통해 빌라를 매매한 과정에서 ‘공범’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송씨처럼 빌라 명의를 빌려준 뒤 대가를 받는 ‘알바’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 대부분 금전적 이득을 이유로 전세거래에 명의를 빌려준 뒤, 대가를 지급 받는다는 것이다.
송씨의 이웃인 B씨(70)는 “빌라와 오피스텔 60채 이상 가지고 있다는 소리에 부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다들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인데, 무슨 돈으로 수 많은 빌라와 오피스텔을 샀는지 의아하다. 뒤에 누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경찰 수사도 지역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빌라왕 뒤에 있는 공범의 존재를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사망해 송씨 소유의 빌라에 대한 공범 유무를 찾는 수사를 될 것”이라며 “현재 사건 기록이 넘어오는 중이어서 확인하는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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