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9일(목)에 여성가족부는 2022년 여성폭력통계를 최초로 공표했다. 여성폭력통계는 여성폭력 관련 모든 통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를 갖는다.
여성폭력 통계는 폭력을 정의하고 분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통계가 작성된 방식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통계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 3년간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었다. 여성의 경우 2018년 14.2%에서 2021년 7.9%로 감소했고, 남성도 같은 기간 4.2%에서 2.9%로 줄었다고 한다.
2018년 조사에서는 13개 문항을 사용했고, 2021년 조사에서는 14개 문항을 사용했다. 2022년 인천광역시 여성폭력 실태조사에서 9개 문항으로 조사한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조사 결과로 지난 3년간 성희롱 피해 경험률을 계산해봤다. 전체 조사대상 1천100명 중 지난 3년간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는 861명의 인천 거주 여성 중에서 305명(35.4%)의 여성이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빈도가 높은 외모품평 문항을 제외한 8개 항목(성적 불쾌감을 주는 언행, 성적 생활에 대한 질문, 신체 접촉 시도 등)에서 1개 이상 피해를 경험한 여성도 197명(22.8%)에 달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인천 지역에서 유독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는 ‘현재 재직중’인 직장에서 지난 3년 동안 타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행동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현재 직장을 기준으로 한 조사여서 3년 이내 성희롱을 경험하고 퇴사하거나, 이전 직장에서 경험한 성희롱 피해는 포함하지 않는 불포함 오류(표본추출방법의 불완전으로 모집단에는 속해 있으나 표본집단에 선정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인천 여성폭력 실태조사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직장을 다닌 적이 있는 여성들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경험을 조사한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들은 피해 경험 이후 퇴사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비정규직이나 불안정 여성노동자들은 폭력 피해에 더 취약하다. 조사에 따라 달라지는 수치로 우리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여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통계의 숫자는 현실의 일부를 보여준다. 직장 내 성희롱이 여성의 노동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직장 내 성희롱 발생률을 조사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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