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웅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경기남부지회 회장…"유기견, 사람에 새 삶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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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웅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경기남부지회 회장이 최근 구조한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한수진기자

 

“유기견과 사람 모두에게 새 삶을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유기견에게 새 주인을 만나게 해 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한웅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경기남부지회 회장(69)은 유기견을 구조·관리해 입양시키는 봉사를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안산 유기 동물 보호센터에 거점을 둔 박 회장은 안산을 비롯해 광명, 과천, 의왕, 군포 등 도내 곳곳에 방치된 유기견을 구조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매달 그가 구조하는 유기견은 100여마리로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 새 주인을 만난 유기 동물만 수천마리에 달한다.

 

그렇다고 이곳에 오는 모든 동물들이 모두 버려진 것은 아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돼 10여일간 원래 주인을 기다리게 된다. 박 회장은 “버려진 아이들도 많지만 주인이 잃어버려 찾으러 오는 경우도 많은데, 유기견들에게 주인을 다시 만나게 해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다만 노인들의 경우 반려견을 잃어 버려도 시스템의 존재 자체도 잘 모르고, 이용도 쉽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 이런 부분은 조금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인이 찾아 가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유기견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박 회장은 유기견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순간부터 ‘주인이 버렸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부터 병을 앓고 있거나, 오랜 기간 방치된 흔적이 역력한 경우다.

 

그는 “유기견을 구조하러 현장에 가면 새 주인을 만난 것처럼 꼬리를 흔들고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이 있는데, 평생 함께할 수가 없는 처지다 보니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어떻게든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까지 보호하려고 하지만, 유기견은 늘고 유기견 입양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센터의 수용 문제 등 모든 유기 동물을 품기에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반려 동물을 키우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반려 동물은 단순 물건이 아닌 생명체고 가족이다. 이를 인지하고 입양을 신중하게 고려했으면 한다”며 “더이상 버려지는 반려 동물이 없었으면 좋겠다. 사람과 반려 동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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