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전통의 고교 명문팀들, 선수 수급난 ‘고사 위기’

수원여고 농구·태장고 하키, 교체선수 없이 시즌 치러야
공급 기반 무너진 데다 연계육성 시스템 원활치 못해

전통의 여자농구 명문인 수원여고가 선수 부족으로 2023시즌 팀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전국체전서 21년 만에 우승한 후 환호하는 수원여고 선수들.경기일보 DB

 

오랫동안 많은 우수선수를 배출해오며 명문팀으로 자리매김 해온 일부 도내 고교 팀들이 선수 수급의 어려움으로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11일 일선 학교 운동부들에 따르면 오랜 전통을 이어온 팀들이 선수 수급의 어려움으로 엔트리를 겨우 채우거나 이에도 미치지 못해 대회 출전이 어려운 상태다. 출전을 해도 부상 선수가 발생할 경우 중도에 경기를 포기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서 8명으로 21년 만에 우승한 수원여고 농구부는 신입생을 받지 못해 최소 인원인 5명으로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1975년 창단, 반세기 가까이 각종 전국대회서 우승을 휩쓸며 문경자, 최애영, 정미경, 진안 등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여자농구 명문이지만, 그동안 지역내서 연계 육성을 했던 수원제일중 선수 2명이 지난해 여름, 각각 타 지역으로 전학하며 선수 수급이 끊겼다.

 

2006년 창단된 여자 하키 ‘명가’ 수원 태장고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천은비, 김정인(이상 평택시청) 등 국가대표를 배출한 태장고는 같은 지역의 수원 매원중에서 매년 4~5명의 선수를 받으며 창단 후 빠른 시간에 여자 하키 명문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매원중의 내부 갈등으로 수급이 주춤하면서 올해 2명이 진학, 역시 엔트리를 선발 엔트리 11명을 겨우 채우게 됐다.

 

또, 2004년 창단돼 2019년 전국체전 창단 첫 우승을 이룬 여자 소프트볼 ‘신흥 강호’ 일산국제컨벤션고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내 유일 여자 소프트볼 팀인 국제컨벤션고는 화성 안화중과 스포츠클럽 등을 통해 선수를 받아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올해 졸업생이 1명뿐이라 최악은 면했지만 15명은 돼야 한 시즌을 원할하게 치를 수 있는 상황서 12명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 1998년 창단돼 전국대회서 수 차례 우승한 럭비 명문 고양 백신고도 지난해 16명을 힘겹게 채워 3년 만에 각종 전국대회에 나서 협회장배 우승, 전국체전 3위 등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지만 8명의 졸업생이 생기면서 또다시 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럭비의 최소 인원이 13명인 가운데, 8명의 기존 선수에 새 학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수를 충원할 계획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해당 종목 관계자들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명문 팀들이 선수 수급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같은 추세라면 얼마가지 못해 팀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라며 “학교 운동부의 근간인 초·중등부의 저변확대와 선수 수급 체계를 재정비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