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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2-③
문화 찬란한 고대 문명이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2-③

고대 성모상이 자리한 과나후아토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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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돔 천장을 보여주는 과나후아토 성모 대성당 내부 모습. 박태수 수필가 제공

 

어둠이 내리자 창밖 어디선가 마리아치의 요란한 악기 소리가 뒤섞여 들린다. 피로도 잊고 연주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라파스 광장으로 나간다.

 

중남미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역사 지구 중심에는 에스파냐가 만든 광장이 있고, 주변에는 중세 시대에 지은 오래된 가톨릭교회가 자리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 만난 도시도 예외가 없다.

 

나지막한 광장 위쪽에는 과나후아토 성모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성당 안 밝은 불빛이 스테인드글라스에 투영돼 창밖으로 넘치고, 때마침 미사 끝자락 성가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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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나후아토 성모 대성당과 라파스 광장 정원. 박태수 수필가 제공

소리 죽여 성당 안으로 들어가 잠시 뒷자리에 앉아 남은 여행의 안전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성당 내부를 둘러본다. 역사지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성모 대성당은 과나후아토시의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다. 이 교회는 1671년 건축을 시작해 1696년에 완공했다. 건축 양식은 바로크와 신고전주의 양식이 혼합돼 있고, 내부는 전통적인 가톨릭 양식인 라틴십자가 형상이며 본당·돔·익랑(翼廊)과 두 개의 종탑이 정문 좌우에 있다.

 

이 교회는 마을 광부들의 성금으로 세웠다. 제대 중앙에는 7세기에 에스파냐 안달루시아 지방 장인이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을 삼나무로 만든 1.15m 크기의 고대 성모 조각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아랍인이 그라나다 지역을 점령했을 때 이슬람교도들에게 손상될 것을 염려해 지하 동굴에 숨긴 것이 16세기 중반에 발견돼 에스파냐 황제 카를로스 1세에게 넘겨졌다.

 

그 후 그의 아들 펠리페 2세는 자신에게 보내온 금과 은에 대한 감사 표시로 과나후아토시에 1557년 성모상을 선물했고, 대성당이 완공된 후 이곳으로 옮겨 놓은 고대 종교 유물이다. 매년 8월8일 고대 성모상이 과나후아토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가 성대하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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