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노동자 쉼터’ 맞아?… 주차장 없어 무용지물

道, 배달라이더·택배기사 위해 수원·안양·고양 등 12곳 운영
차 댈곳 없어 ‘그림의 떡’ 전락...이용 포기 발길 돌려 쉼터 적막

11일 이동노동자 수원쉼터가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김건주 수습기자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라면서 주차공간이 없으면 어떻게 이용하라는 겁니까”

 

경기도가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한 ‘이동노동자 쉼터’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12일 안양시 동안구의 ‘안양 이동노동자 쉼터’. 해당 쉼터는 이동노동자들의 활동이 활발한 평촌역 인근 번화가 중심에 있었지만, 정작 이들이 오토바이 등을 주차할 만한 공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쉼터 근처에는 유료 공영주차장이 있기는 했지만, 이미 주차된 차량들로 빼곡한 상태였다. 쉼터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동노동자들 역시 찾아 볼 수 없었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수원 이동노동자 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 해당 쉼터도 인계동 번화가 중심에 있었지만 갓길에 불법주차를 하지 않고는 마땅한 주차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쉼터 내부엔 적막만 흘렀다.

 

경기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조성된 ‘이동노동자 쉼터’는 수원·안양·고양 등 11개 시·군에서 총 12곳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운영 4년을 맞았지만 대다수의 쉼터가 인근에 차량을 댈 마땅한 주차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이동노동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50대 운전기사 A씨는 “주차 공간이 필수인 이동노동자들에게 주차장 없는 쉼터는 ‘그림의 떡’ 아니냐"며 “차라리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나 사설 주차장과 협약을 맺어 이동노동자들을 쉴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주차공간 여부 등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인지, 올해 안으로 주차공간이 마련된 도내 간이쉼터 8곳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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