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 등에 섞어… 인천지검, 90만명분 마약 밀수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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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각설탕 등에 필로폰을 섞어 밀수입한 일당 6명을 검거한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청사내 대회의실에서 압수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압수한 시가 900억원 상당의 밀수입 필로폰은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장용준기자

 

검찰이 미국에서 국내로 90만명분 필로폰과 MDMA(엑스터시)를 몰래 들여온 마약 밀수 조직원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29) 등 마약 밀수 조직의 수령책·관리책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B씨(29)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해외총책 C씨(32)와 관리·발송책 D씨(32)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현지 수사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차례 걸쳐 인천국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미국에서 국내로 필로폰 27.5㎏과 MDMA 800정을 몰래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수입한 필로폰은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 9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미국에서 국내로 밀수입됐다가 적발된 전체 필로폰 38.7㎏의 70%에 해당한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마약을 각설탕, 수족관용 돌, 시리얼 등과 혼합하거나 체스판 바닥과 가정용 실내 사이클 프레임 등에 은닉해 밀수하려고 했다. 또 ‘H’자 형태의 나무 거치대 중앙을 필로폰이 담긴 비닐봉지로 감싼 뒤 쇠사슬을 다시 감는 방식으로 세관의 엑스레이(X-RAY) 검색을 피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조직원 중 2명은 국내로 반입한 대마 4.1㎏를 자신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내 모처에 옮겨 보관했다. 

 

앞서 검찰은 2021년 12월 인천공항에서 특송화물로 위장한 필로폰 9.2㎏이 세관 통관 과정에서 처음 드러나자, 이후 추적에 나서 밀수조직 수령책 2명을 붙잡았다. 이어 미국 마약단속국(DEA), 인천본부세관과 협력하면서 1년간 추적 수사를 벌여 수령책과 관리책 등 조직원 4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당초 마약 수령책들은 재판 비용과 향후 대가 등을 약속받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총책과 관리책 신원을 함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통신·계좌 추적, 구치소 접견 기록 분석, 재판비용 출처 확인 등으로 조직원들을 특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에 각 거점을 둔 대형 국제마약 조직의 실체를 밝힌 최초의 사례”라며 “적발하기 전에도 밀반입이 있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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