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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2-④
문화 찬란한 고대 문명이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2-④

과나후아토 거리 악사가 들려주는 세레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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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니온 공원 주변 중세복장을 한 마리아치 호객꾼. 박태수 수필가

 

대성당을 둘러보고 마리아치 연주 소리를 찾아 우니온 정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가는 길은 이미 여행객이 넘쳐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다. 마리아치의 고향 과달라하라와 멕시코시티 가리발디 광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마리아치 무리와 여행객을 만나지 못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마리아치가 현란한 복장을 하고 여행객들이 흥겨워할 곡을 연주하며 함께 노래와 춤사위를 펼친다. 마리아치 악단 투어 손님을 모집하는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손에 들고 있는 전단을 보여주며 프리워킹 투어 티켓을 사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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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레스 극장 옆에서 연주하는 ‘까예호네아다’ 악단의 연주 모습과 꼬마 마리아치(오른쪽 첫 번째). 박태수 수필가

 

후아레스 극장 주변에는 과나후아토 역사 지구를 돌며 기타 연주와 노래하는 악사들이 있다. 이들은 ‘까예호네아다’라 불리는 과나후아토 대학생 공연 그룹인 ‘에스뚜디안띠나 과나후아토’다. 이들 그룹은 중세 복장을 하고 거리를 거닐며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워킹 세레나데’라고도 하는데, 매일 밤 8시 우니온 정원을 출발해 연인의 비극이 담긴 키스 골목 ‘까예혼 델 베소’ 등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좁은 골목 이곳저곳을 돌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과나후아토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키스 골목을 마주한 집에 살았던 멕시코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에는 절로 사랑의 슬픔에 빠져든다. 좁은 골목의 발코니에는 과나후아토 출신 광부 청년과 스페인 귀족 출신 여인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며 부모 몰래 밀회를 즐겼으나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 못한 슬픈 이야기가 남아 있다.

 

젊은 연인이 서로 껴안고 입맞춤하며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워킹 세레나데는 에스파냐어로 진행하며, 그들을 따라 걸으며 숨겨진 명소도 구경하고, 수준급 연주와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이곳에서 즐길 거리다. 이 길거리 공연을 즐기려면 공연 초반에 120페소를 부담해야 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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