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가정, 학교 등 다양한 일상공간에서 이뤄지는 약자에 대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인권입니다.”
강혜정 사단법인 인권희망 강강술래 대표는 교과서나 신문 기사 속에 나오는 ‘인권’ 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강 대표는 대학시절 사회복지를 전공하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인 지역 여성 인권 활동에 몸을 담았다. 그는 생활에서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인천지역에서 반(反)성매매 운동을 하는 단체로 유명세를 떨쳤다”며 “성폭력상담소와 자활지원센터, 생활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으니 인권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강강술래는 상담소와 자활지원센터를 비롯해 폭력 피해자들의 쉼터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들의 일시적인 가출이 어둠의 길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오고 있다.
강 대표는 “아이들이 충동적으로 가출을 한 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단기 생활시설이 있다면 성매매나 폭력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최대 7일까지 보호하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친구들은 중장기 쉼터로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헀다.
강 대표가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일 중 하나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성매매 공간인 ‘옐로하우스’의 폐지 운동이다. 강 대표는 “옐로하우스가 사라지면서 역사적인 공간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재개발 논리 등에 밀려 그럴 수 없었다”며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지역사회의 공동 경험이 성매매 인식에 대한 전환점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의 요즘 고민은 사회복지관 등 타인의 인권에 헌신하는 종사자들의 인권 보호다. 공공기관이나 보조금 출자기관에서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문제가 불거지는 사건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체 내의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며 “시민들의 인식 개선은 어느 정도 이뤄졌더라도 종사자들의 인권감수성에 대해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본인들이 지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강 대표는 올해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낙인 찍기 현상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다. 강 대표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법이 이어지고 있는 한, 구매자 처벌에 대해 강경하게 나서지 않는 한,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낙인 찍기 현상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강압수사가 아닌 가해자, 알선자, 업주에 대한 정보 수집과 강력한 수사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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