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주택 즐비한 강화군·계양구... 건물 외벽·창호 낡아 열 손실 증가 송도 등 신도심보다 난방비 2배... 어르신들 비율도 높아 건강 취약 市 “한파취약지역 정책 마련 시급”
최근 몰아친 한파로 난방비가 급증한 가운데, 인천지역 원도심과 신도심의 난방비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원도심 지역은 한파로 인한 시민들의 건강도 매우 취약해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0일 인천시와 군·구,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부동산원의 공동주택관리정보 시스템에서 1월 관리비(12월 사용분) 부과 내용 중 난방비를 분석한 결과, 원도심의 구축 아파트 등 노후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새로 지은 신도심 아파트 주민보다 난방비를 배 이상 더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심은 대부분 열 손실이 적은 내장재를 주로 사용한 최근 지어진 아파트 단지이지만, 원도심은 대부분 1990년대에 지어지거나 단열이 비교적 덜 이뤄지는 빌라와 다가구주택, 단독주택 등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열 기능이 떨어진다. 여기에 구축아파트는 창호가 낡아 외풍을 막지 못하다보니 난방을 더 사용해야 한다.
지난 2018년 입주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A아파트 전용면적 84㎡타입의 이달 난방비는 지난해보다 2~3만원 오른 평균 7만5천180원이다. 반면 계양구 계산동에 B아파트는 같은 면적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0% 오른 평균 18만264원으로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보다 무려 2.3배 비싸다.
같은 지역에서도 원도심과 신도심의 차이가 크다. 같은 연수구 지역에서도 입주 30여년에 가까운 연수동 C아파트의 같은 면적 평균 난방비는 13만2천636원이다. 이는 송도국제도시의 최근 입주 아파트보다 배에 가까운 수치다.
계산동 B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지은지가 오래되다보니, 신도시의 새 아파트보다 열 손실이 커 난방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주민 연령대도 신도심보다 높아 난방을 더 하다보니, 이번에 난방비 폭등으로 인한 민원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난방비를 아무리 아끼려 해도, 어르신들이다보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한파가 극심했던 1월 사용분은 아직 부과하지도 않았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러다보니 한파에 따른 시민들의 건강 취약도도 당연히 원도심이 높다.
시의 최근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위해 인천지역 10개 군·구 중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파에 의한 건강 취약도를 분석한 결과 강화군, 계양구, 옹진군, 부평구 등의 순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있는 연수구는 건강 취약도가 가장 약하다. 세부적으로는 옹진군 영흥면, 연수구 연수1동, 옹진군 백령면, 남동구 만수2동 등이 한파 취약 지역으로 나타났다.
시는 원도심이라 어르신의 비율이 높은데다, 노후 주택이 많아 난방을 많이 해야하지만 어르신들이 비교적 참고 지내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뇌혈관질환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지자체가 건강 취약도가 높은 주택의 단열재 보강 지원을 통해 난방비 인하와 한파에 위협받는 시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경두 인천탄소중립연구지원센터장은 “기후변화가 모두에게 평등한 재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한파 취약 지역을 반영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한파 등을 계기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노후 주택 단열 지원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1회성 난방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한파 취약 지역을 함께 검토해 종합적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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