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공사장 무색무취 ‘죽음의 연기’

추운 날 콘크리트 양생작업 주원인... 매년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참변
경기소방 “신속·정확한 대응 중요”

아파트 공사 현장의 근로자. 연합뉴스

 

최근 경기도 건설현장 곳곳에서 작업자들의 질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4분께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미얀마 국적 30대 작업자 A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작업자 2명도 어지러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콘크리트를 굳히는 작업을 하기 위해 갈탄을 피워뒀던 아파트 공사현장 꼭대기 층에 올라갔다가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이며 질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12월15일 파주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하던 작업자 9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같은 해 1월14일 화성에서도 콘크리트를 굳히는 작업을 하려고 조개탄을 피우던 작업자 2명이 질식해 쓰러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같이 최근 5년간 겨울철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연료 사용에 의한 질식사고로 23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 질식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겨울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콘크리트 양생 작업이 원인으로 꼽힌다. 콘크리트 양생 작업은 콘크리트 타설 후 난로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를 굳히는 작업으로 갈탄과 목탄 등을 난로 연료로 사용하면서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쌓이게 된다.

 

소방당국은 일산화탄소가 눈에 보이지 않고 조금만 들이마셔도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안전조치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작업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질식사고는 다른 사고와 비교해 구조과정에서 추가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하고 정확한 사고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적정공기 상태를 확인한 후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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