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의 시민으로서 함께 생활하는 시대를 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로 만 30년 넘게 장애인 복지 활동을 도맡은 김기호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장(67)은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민은 ‘장애인’이라고 강조했다.
장기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한 그는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이하 협회) 용인지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을 ‘산에서 밭을 개척해 가는 심정’이라고 회상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장애인 단체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은 전무한 탓에 용인지회는 김 회장의 자비로 운영되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는 역량을 발휘해 시와 협의했다. 그 결과 처인구와 기흥구에 복지관 두 개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2년가량 처인구 복지관장으로도 활동했던 김 회장은 “장애인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도 받고, 여가활동도 할 공간이 생겨 그 뿌듯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지난 2011년 협회장으로 취임하며 31개 시·군지회를 이끌게 된 그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과 사회 참여 확대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특히 경기도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운영해 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돕고 있다. 이는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로의 설계부터 완공까지 센터 전담 인력이 시·군의 도로 사업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저상버스가 도입되는 것도 중요하나 장애인들이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걸림돌이 없는 것 자체가 이동 편의 첫 번째 순서”라며 “도로, 철도역사, 버스정류장 등 교통시설과 보행시설 전체에 대한 도면 검토, 현장점검 등에 대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좁은 인도를 가로막는 가로수를 제거하고 비좁은 화장실 문을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출입문의 폭을 넓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의 요즘 관심사는 장애인 체육시설 활성화다. 김 회장은 경기도에 파크골프장(공원에서 진행하는 골프)을 많이 건립해 장애인들이 재활훈련 겸 생활체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그는 “장애인들이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체육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며 “파크골프는 휠체어를 타면서도, 다리에 보조기가 있어도, 손이 불편한 장애인도 할 수 있다. 지금은 턱없이 부족한 골프장 수가 늘어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활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는 말이 있다. 육교나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계단 대신 경사로를 지으면 노인, 유모차를 끄는 임산부, 아동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협회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장애인식개선 강사를 양성하고 각 학교와 회사에 파견하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도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열린 마음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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