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 백지화를 선언했다. 경기도 역시 사업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을 돌이켜 보자.
출발은 지난 2018년 10월이다. 당시 경기도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e-스포츠를 육성하겠다며 ‘e-스포츠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핵심은 500석 규모의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과 e-스포츠 아마추어 리그 운영이다.
이듬해 도는 시·군을 대상으로 e-스포츠 전용경기장 공모를 진행했고 1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안산, 용인, 성남, 부천 등 4개시가 유치를 신청했다. 공모 진행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어차피 성남시가 유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배경에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게임 업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는 점이 가장 컸겠지만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출신이라는 정치적 배경도 한몫했다.
공모 결과 예상대로 성남시가 유치했고, 도는 공모 결과를 발표하며 판교의 상징성, 정보기술(IT)·게임기업 밀집지역, 시의 사업 추진 의지와 구체적 사업계획 제시 등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는 국내 게임 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정체기에 놓여있는 상황이지만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 제고와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e-스포츠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백지화됐다.
성남시는 사업 백지화 이유로 e-스포츠 산업의 환경 변화와 투입 사업비 대비 낮은 기대효과 등을 꼽고 있다. 한마디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3년 전에도 e-스포츠 산업은 정체를 보였다. 또 도와 지자체가 돈을 벌기 위해 경기장을 조성하겠다고 했던 것도 아니다. 어떠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인가. 가장 큰 변화라면 이재명 도지사에서 김동연 지사로, 은수미 시장에서 신상진 시장으로 바뀐 것이겠다.
행정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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