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들의 장고 선생님’ 한국전통무용가 이미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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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씨가 의정부예총 사무실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장고 교습에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동일기자

"우선 장고와의 거리감을 익히도록 한 뒤 오른손엔 열채(장구채 ), 왼손에 궁채를 쥐어줍니다. 딱~ , 쿵~ , 딱~ , 쿵~ 장단을 맞추다 보면 어느 사이 2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한국전통무용가 이미숙씨는 의정부시 평생학습원과 연계해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장고와 북을 가르쳤다.

 

앞을 볼 수 없는데도 정확한 거리감을 갖고 장단을 맞추고 가락을 익혀갈 땐 '마음으로 본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은 남다른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기본 가락을 익혀 발표회까지 마쳤을 땐 이씨 역시 큰 보람을 느꼈단다.

 

전통악기를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 같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통악기 교육이 계속되길 바랬다.

 

이씨는 전통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잠시 강사 생활을 하다 지난 88년 후배의 권유로 의정부에 내려왔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의정부에 한국전통춤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의정부 시립 무용단을 이끌고 있고 지난해 7월에는 제10대 의정부 예총회장에 선임됐다. 공사가 다망한 가운데도 틈만나면 공연과 재능기부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동두천 성경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사회복지시설을 찾고 있다.

 

"공연 등으로 몸과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지적 발달장애인 등에게는 전통춤의 기본 동작을 익히면서 신체를 바르게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요즘은 의정부 2동 연구실에서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1주일에 2시간 장고 무료 교습을 한다. '사물(四物)도 배우고 치매예방과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희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지역 무용예술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무용협회로부터 지역 부문 예술대상을 받았다.

 

의정부시 무형문화재인 경기수건춤 보유자이기도 한 이 씨는 무용예술인으로서 제 2의 고향인 의정부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길이 무었인지 항상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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