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경기도민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본 책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1,2권)

 

경기도민이 지난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본 책은 1만3천071건의 대출 수를 기록한 김호연 작가의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전국 공공도서관 1천490곳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지난해 가장 많이 빌린 책으로 꼽혔고, 지난해 경기도사이버도서관 대출 전자책 1위에도 올랐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도서관 정보나루(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를 통해 경기도 공공도서관 대출 데이터 4천200만여건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불편한 편의점’에 이어 도 공공도서관 대출 2위는 1만1천569건 대출된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3위는 8천979건의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창비)가 뒤를 이었다.

 

4~10위에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히로시마 레이코, 길벗스쿨), ‘완전한 행복’(정유정, 은행나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파친코’(이민진, 문학사상), ‘추리천재 엉덩이 탐정’(트롤, 미래엔), ‘밝은 밤’(최은영, 문학동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매트 헤이그, 인플루엔셜)이 순위에 올랐다.

 

연령별로 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유아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대출 상위 10위권에 한국, 일본, 영미 소설이 다수 포진했지만, 청소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본소설에 관심이 많았다.

 

20대는 1위부터 6위까지 한국소설로 채워졌으며, 젊은 여성 작가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1위),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3위), 천선란의 ‘천개의 파랑’(10위)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30대는 육아 관련 도서와 어린이책 대출 비중이 높아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관련 도서로는 오은영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2위),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6위)가 많이 대출되었으며, 어린이책은 안녕달의 ‘수박 수영장’(4위)와 ‘당근 유치원’(5위) 등이 인기를 끌었다.

 

40대는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책을 많이 빌려보는 연령대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대출한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의 경우 40대에서 5,549건의 대출 건수를 기록했고, 10위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2천696건이나 됐다. 40대 다음으로 도서를 많이 대출하는 30대의 대출 1위 도서의 대출 건수가 2천622건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50대 이상에서는 남성 작가의 작품과 역사와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선호했다. 50대의 경우 최종엽의 ‘오십에 읽는 논어’(5위),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6위) 등이 순위에 올랐고, 60대 이상에서는 조정래의 ‘천년의 질문’(1위), 김지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3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성별로 비교해보면 성인 여성과 성인 남성의 독서 기호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여성의 경우 대출 상위 10개 도서 전부가 소설 분야이고, 남성의 경우 금융, 소설, 세계사, 정치학 분야로 나타났다.

 

월별 도서 대출은 8월(9.4%), 1월(9.15%), 7월(9.11%) 순이었다. 또 요일별로는 토요일(19.1%), 일요일(17.57%), 화요일(16.46%) 순으로 높았다. 이는 독서 활동이 여름휴가기간과 새해에 그리고 주말과 휴관일 다음 날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도는 분석했다.

 

박정숙 경기도 도서관정책과장은 “도서대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민의 독서 경향을 파악하여 다양한 장서구입 지원과 독서율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지난해 경기도민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본 책,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지난해 경기도 공공도서관 대출 1위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의 작은 가게, 서울역 노숙인이었던 ‘독고’가 편의점의 야간알바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책’이라는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위로한다. 코로나19 이후 고독과 불안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된 우리에게 ‘독고’와 편의점 사장 ‘염 여사’의 우정을 통해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김호연 작가는 “사람과 사람은 연결돼 있다. 단단한 개인들이 서로를 도우면 불편한 세상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편의점’은 휴먼 드라마로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호연 작가는 20년간 ‘불편한 편의점’(2021년)을 비롯해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망원동 브라더스’(2014년)와 ‘연적’(2015년), ‘고스트라이터즈’(2017년) 등 다양한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다. 2005년엔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 대상(실험인간지대)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불편한 편의점’ 속편이 출간돼 1권과 2권 누적 100만부를 돌파했다. 

 

아울러 영어 판권이 영미권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에 판매되기도 했다. ‘불편한 편의점’의 해외 번역 판권은 현재까지 미국을 비롯해 태국, 대만,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과 러시아, 튀르키예, 불가리아, 폴란드, 포르투갈, 브라질 등 11개 언어권 13개국에 수출됐다.

 

또한 이 소설은 오는 4월 연극 무대에 오르며, 올해 하반기에 ENA 채널에서 드라마로도 방송될 예정이다.

 

앞서 김호연 작가는 지난해 3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작가는 영롱한 문학성을 위해, 어떤 작가는 철학적 고민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한다”며 “하지만 저는 오직 독자들을 위해 소설을 쓴다.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과 삶의 재미와 의미를 나누기 위해서다. 오늘도 쓸 것이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밝혀 독자들이 선호하는 이야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