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아닐 때는 아랫사람 군기 잡듯 큰소리쳐대던 자들이 대통령이 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하를 자처하며 충성 경쟁을 하고, 자신은 대통령과 가까운데 저자는 대통령과 가깝지 않다고 주장하며 촌극을 벌이고 있다. 5년 임기의 유한한 권력자에 들러붙어 자신의 입신출세를 탐하는 국회의원들의 변치 않는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자당 모든 이의 지지 속에서 간신히 대통령이 됐는데 같은 당의 인사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일 텐데 이를 부정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대통령과 함께 잘하자고 언급하니 감히 대통령을 같은 급으로 취급한다며 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으니 한국이 만인 평등의 민주주의 국가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최근 대통령실의 각종 멘트는 감히 격이 다른 높은 존재인데 함께하지 말라는 왕과 같은 대통령 설정으로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돼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복으로 일하는 자리로, 일정 기간 국가 대사를 결정하는 최고의 권한은 부여받지만, 국민 누구보다 격이 높아 같이해서는 안 되는 권위일 수는 없다. 대통령 주위 인물들의 언행대로라면 격이 높은 대통령과 격이 낮은 국민은 함께할 수 없지 않겠는가? 대통령을 국정 수반으로서 예우함은 마땅하지만,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일 뿐으로 퇴임 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권력 집중의 잘못된 법치가 지속되고 있어, 가만히 있으면 왕과 같은 예우도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지만, 대통령의 지위나 격을 잘못 거론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의 반감을 살 뿐이다. 대통령실에서야 대통령을 신처럼 모신다 해도 타인에게 그런 행동을 강요하듯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의 의중을 주변인들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많은 정치가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자신의 권력욕에 눈멀어 여전히 국민을 정치대립의 혼란에 몰아넣고 있다. 이미 인터넷매체의 발달로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해도 문제없는 세상이 도래했는데, 대의민주주의를 만끽하며 구태의 정치판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 겨우 몇몇 기업과 성실히 일하는 국민의 경쟁력으로 한국의 지위가 유지되고 있는데 그마저 정치가 갉아먹고 있어 지금의 한국호가 얼마나 순항할지 심히 우려스럽다.
국민이 어리석은 탓에 지배자로 군림하는 정치가를 질리지 않고 선출해 추종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전쟁이 아닌 정치를 하는 자가 나와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밝은 등불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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