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2일 오전 검찰에 다시 소환됐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은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핵심은 결국 물증 제시라면서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은 22일 오전 10시께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불러 조사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공소장에 관련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됐다.
이 전 부지사측 현 변호사는 오전 9시30분께 수원지검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고성이 오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던 만큼 지난 대질조사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질조사 여부에 대해선 “저희가 요구하거나 신청한 적도 없으며 선택할 여지가 없다”며 “관례상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조사도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질문에 현 변호사는 “이전에도 밝혔듯 이 전 부지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은 같다”면서 “검찰에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의 공범이라고 주장하는데,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면 돈을 외국으로 보낸 부분에 대한 협의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검찰은 99% 이상 외국환거래법과 관련 없는 질문만 늘어놓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현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물증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 전 회장과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 안부수 아태평화위원회장이 모두 같은 입장인 것 같다”며 “결국 물증을 얼마나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김 전 회장이 고성을 지른 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재 아래 어금니가 빠져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수원구치소에서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없어 외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5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4자 대질 신문을 하는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왜 나를 모른다고 하느냐”며 고성을 지른 후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5일 같은 혐의로 검찰에 출석해 1차 조사를 받았다. 당시 김 전 회장, 방 부회장, 안부수 회장 등과 대질신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과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하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북측에 800만 달러를 건네는 과정에 이 전 부지사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이 전 부지사의 혐의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경기도청 비서실·기획조정실, 경기도북부청 평화협력국·경제부지사실·평화기반과·평화기반조성과·DMZ정책과·축수산산림국장실·산림녹지과,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농정해양위원회, 킨텍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직원 주거지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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