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패싱 5호선 연장... 국가 자원배분 왜곡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인천 검단신도시 경유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한다. 검단신도시 주민들에게는 불안감을 안겨주는 소식이다. 현재 김포공항까지 들어와 있는 이 노선을 도시철도 교통편이 부족한 김포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김포시, 서울 강서구가 인천시를 배제한 채 5호선 연장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른바 ‘인천 패싱’ 논란이다. 올들어서도 김포시의회 등에서는 이 노선을 인천 경유 없이 김포시로 바로 빼는 방안을 거론해 왔다. 생활권을 공유하는 수도권에서 근시안적 지역이기주의다. 이런데도 인천시는 ‘패싱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그 대처는 굼뜨다고 한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당시, 인천시는 서구 완정과 대곡을 경유하는 5호선 연장 노선을 신청했다. 반면 김포시는 검단신도시 원당동 등을 경유하는 노선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김포시는 서울 5호선을 검단신도시를 지나지 않고 김포한강2콤팩트시티까지 곧바로 직선화해 잇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포공항과 김포시를 바로 연결해야 김포에 최적의 노선이라는 논리다. 김포시는 이달 중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역철도 타당성 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는다. 김포지역에 가장 유리한 노선안과 경제성 확보 방안 등의 내용이다. 김포시는 이를 토대로 다음 달 국토교통부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등과 본격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김포시의 이 같은 움직임을 제때 파악하지도, 별도의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인천 패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시에도 인천시는 서울시와 김포시 등의 업무협약에 전혀 대응을 못했다. 인천시는 현재로서는 서울 5호선 검단 경유에 대한 논리적 근거도 부족하다. 인천시는 다음 달에나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한다. 사업 타당성 검토 조차 오는 9월에나 나온다는 얘기다. 이런 등으로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단 1차례도 대광위와 검단신도시 경유 협의를 못했다.

 

김포시의 직결 노선 주장은 서울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등 김포 주민들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두푼 드는 사업도 아니고, 경제성을 확보 못하면 시작조차 어렵다. 인천시는 30만 검단신도시를 배제하면 비용 대비 편익(B/C)이 0.6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또 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상 5호선 연장은 지자체 간 합의가 전제 요건이다. 5호선의 김포 직결은 국가 자원배분을 왜곡하는 지역이기적 노선안이다. 인천시도 서둘러 서울 5호선 검단 경유의 대응 논리를 마련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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