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3.50%’로 동결... 물가 불안하면 추가↑ 가능성
최근 1년 반 넘게 지속됐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일단은 멈췄다.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 이는 당분간의 잠정적 상태일 뿐 인상 자체가 아예 종결됐다고는 볼 수 없다.
미국의 긴축 속도와 강도, 원화 가치의 하락세, 환율 및 물가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3.75%로의 추가 인상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지난해 4월 이후 금통위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이번에 동결한 것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또다시 올려 소비·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단, 급한 대로 물가를 안정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수출 부진 등 여파로 지난해 4분기(전분기 대비)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전국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90.2) 역시 1월(90.7)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역시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하향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미국 4.50∼4.75%)로 유지됐다.
하지만 이마저 22년 만에 가장 큰 차이여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해외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아울러 한은은 다시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이 총재는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은 당분간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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