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0연패 겨울신화 주역] ③김남영 경기도스키협회장

스키협회 창립, 경기도 동계체전 20연속 정상 질주 기틀 마련
24년간 동·하계 방학 없이 선수들과 동고동락 ‘영원한 스키인’

경기도 스키의 ‘선구자’ 김남영 경기도스키협회장.황선학 기자

“일부 종목의 선수 부족으로 인해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것에 만족합니다.”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3일 동안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일 강원도에 역전을 내주며 11.5점 차로 아쉽게 준우승한 경기도스키협회의 김남영 회장(65)은 1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놓친 아쉬움 보다는 가능성을 본 것에 위안을 삼으며 내년을 기약했다.

 

이번 대회에서 스키는 금메달 21개(은 27, 동 25)로 361점을 획득, 372.5점을 얻은 강원도에 아쉽게 뒤졌다. 하지만 스키는 경기도 득점의 25.8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동계체전서 20연속 정상에 오르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경기도가 동계체전서 만년 3위에 머물다가 우승한 것도 스키 덕분이다. 그동안 빙상에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스키가 전무하다시피해 종합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었으나, 1998년 말 경기도스키협회가 창립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4년 뒤 첫 종합우승을 일궜다.

 

2002년 83회 대회서 첫 정상에 오른 이후 20연패를 달성한 중심에는 경기도 스키의 선구자인 김남영 회장이 있다. 협회 창립을 주도하면서 전무이사와 부회장을 거쳐 202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스키선수 출신 선·후배들을 규합해 경기도 스키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스키고장’ 강원도 출신인 김 회장은 1974년부터 8년간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를 역임하면서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도 참가했다. 은퇴 후 1983년 부터 교편을 잡고 평택 신한고에서 13년간 육상 감독을 역임한 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었다.

 

그해 수원 영덕중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도 최초의 크로스컨트리 팀을 창단한데 이어 스키협회 창립하며 ‘영원한 스키인’으로 돌아왔다. 이 때부터 2021년 2월 평택여고에서 정년 퇴임할 때까지 김 회장은 동·하계 방학을 반납한 채 평창에서 선수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24년 동안 후진 양성을 위해 헌신했다.

 

김남영 회장은 “수원시의 잇따른 팀 해체 속에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크로스컨트리가 최근 평택시의 G스포츠클럽 활성화로 연계육성 시스템이 구축돼 안정을 찾았다. 이번 체전에 스노보드 여자 일반부와 알파인 여중부, 크로스컨트리 남대부 선수가 없어 29점을 강원도에 헌납했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며 정상 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22년째 평창의 궁도장 시설을 임대해 선수 합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타 시·도의 해양수련원 처럼 평창에 경기도 교원수련원을 건립해 평소에는 교원 연수와 복지를 위해 사용하고, 동·하계 방학에는 스키 선수들의 훈련장소로 이용하면 보다 더 안정적인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도와 도교육청, 도체육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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