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다운, 골볼, 텐덤사이클을 아시나요’...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홍순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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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홍순봉 회장

‘쇼다운, 골볼, 텐덤사이클을 아시나요’ 

 

일반인에게 생소한 시각장애인 스포츠 종목의 이름이다. 

 

쇼다운은 두 명의 선수가 직사각형의 테이블 양 끝에 서서 테이블 위 소리가 나는 공을 배트를 이용해 쳐서 상대의 골 주머니에 골을 넣으면 점수를 얻는 경기다. 지난해 11월 ‘2022 스위스 쇼다운 취리히 오픈’에서 이종경 선수(39)가 남자부 우승을 차지, 한국 쇼다운 역사상 최초의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골볼은 불투명 고글을 착용하고 방울이 들어있는 공을 바닥에 굴려 상대방 골대에 골을 넣어 득점하는 경기다. 골볼 1개 종목만 열리는 IBSA(국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청소년경기대회가 오는 7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브라질 상파울에서 개최되며, 우리나라는 남자부와 여자부 선수단 2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세계 시각장애인들의 올림픽인 IBSA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월드게임)가 8월 18일부터 27일까지 12일간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되며, 대한민국은 11개 종목 중 4개 종목에 6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계획이다. 

 

이들 대회에 참가하는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 선발을 위한 국내대회 등이 잇따라 열리게 되는데 이러한 사업을 하는 곳이 바로 (사)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KBSA)이다.   

 

연맹의 제7대 회장을 맡고 있는 홍순봉 회장을 만나 시각장애인 스포츠 종목과 올해 주요사업, 방향 등을 들어봤다.  

 

Q. 연맹을 간단히 소개해 준다면.

A. 1981년 IBSA가 프랑스 파리에서 창설된 이래 현재 전 세계 121개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각종 스포츠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6년 IBSA에 가입했다. 

 

KBSA는 대한민국 26만 시각장애인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타고난 잠재 능력을 계발, 발전시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며, 국제시각장애인 스포츠기구와의 교류를 통해 시각장애인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기관이다. 2006년 비영리단체로 출발했으며, 특히 ‘2015 서울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골볼(불투명 고글을 착용하고 방울이 들어있는 공을 바닥에 굴려 상대방 골대에 골을 넣어 득점하는 경기).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제공

 

Q. 시각장애인 스포츠에는 어떠한 종목들이 있나. 

A. 골볼, 쇼다운 외에 텐덤사이클, 축구, 유도, 볼링, 육상, 조정, 스키, 골프, 체스 등 많은 종목들이 있다. 텐덤사이클은 시각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가 한 팀을 이뤄 2명이 타는 것이고, 축구는 전맹의 B1 축구와 저시력의 B2·B3 축구 두 종목으로 나뉘며, 일반 축구장의 대략 1/6정도 작은 규모의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유도는 2개의 등급이 있지만 등급과 상관없이 통합 경기로 이뤄진다. 운영 규정은 비장애인 유도와 비슷하나 도복을 잡은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볼링은 국내 시각장애인 생활체육 중 가장 활성화된 종목으로 비장애인 볼링과 동일하게 진행되나 B1 선수의 경우, 가이드레일이라는 투구 보조기구를 이용하고 투구 보조자가 남은 핀의 개수와 위치를 말로 설명해준다. 그 외에도 육상, 수영,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2개 종목으로 이뤄진 역도, 실내·외 조정, 동계 종목으로 스키 알파인,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등이 있다.

 

쇼다운(두 명의 선수가 직사각형의 테이블 양 끝에 서서 테이블 위 소리가 나는 공을 배트를 이용해 쳐서 상대의 골 주머니에 골을 넣으면 점수를 얻는 경기),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제공

 

Q. 지난해 연맹의 주요 사업과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A.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쇼다운, 한궁, 육상, 볼링, 요가 필라테스, 태권도, 파크골프 등의 교실 및 프로그램 사업을 17개 시·도지부 중 15곳에 지원을 했고, 국내대회 개최 지원으로 텐덤사이클대회, 한궁대회, 볼링대회, 쇼다운대회 등 4곳을 지원했다. 

 

또한 대표선수 선발전으로 전국 쇼다운 선수권대회를 개최했고 이 대회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2022 IBSA 스위스 쇼다운 취리히 대회’에서 쇼다운 국제대회 첫 금메달이라는 성적을 이끌어냈다. 

 

시각장애인 유소년 스포츠체험활동 사업을 서울·대구·대전 3곳에서 개최했고,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시각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제1회 전국시각장애인체육대제전은 전국 시각장애인 선수 400여명이 함께하는 화합의 장으로 충남 예산군 일원에서 펼쳐졌다. 

 

Q. 올해 주요 사업들은 무엇이 있는지.

A. 작년과 같이 생활체육교실 지원으로 13곳, 프로그램 지원 3곳, 어울림대회 2곳을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원할 계획이며, 제2회 전국시각장애인체육대제전을 강원도에서 9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IBSA 청소년경기대회가 7월, IBSA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8월에 열린다. 쇼다운 국가대표 선수 선발을 위한 전국쇼다운선수권대회 개최가 예정돼 있고, IBSA 종목별 국내대회 개최를 위해 3곳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2 IBSA 스위스 쇼다운 취리히 오픈 대회’ 참가선수단 격려 오찬 및 환담이 2022년 12월 28일 국회 본관 1층 3식당에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주재로 열렸다.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Q. 연맹의 활동 방향과 애로사항이 있다면.

A.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이 스포츠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전국의 시도지부를 통해 여러 사업들을 내실 있게 지원하고, 생활체육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스포츠를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은 매우 부족하다. 지난 5년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총예산이 타 유형별 장애인스포츠단체의 한 해 정부 지원 예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시각장애인체육진흥을 위해 정부 지원 예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며, 민간 예산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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