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들을 위해 불철주야 봉사하는 김은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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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봉사가 그러듯 통역 봉사활동(수화) 또한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농아인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올해로 15년째 안산시에서 농아인들과 관련한 자원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은미 선생님(47).

 

꿈 많던 20대 초반. 차창 밖을 바라보다 문득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본 김 선생은 “수화를 배우면 언젠가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직장생활 시작과 함께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결혼과 함께 안양에서 안산시로 생활터전을 옮긴 김 선생은 20대 초반에 시작했던 수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안산시농아인협회’를 찾아 수화와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를 계기로 농아인들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안내를 하거나 통역 봉사자가 필요할 경우 협회의 요청에 따라 자연스럽게 통역 봉사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김 선생 말했다. 

 

하루에 한 가정씩 일주일에 다섯 가정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 선생은 “어릴 적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셨던 어머님의 영향을 받아 봉사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며 “마트 같은 곳에서 농아인을 만났을 때 도움을 주곤 할 경우 아이들이 이를 보고 자연스럽게 봉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 같아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단순한 통역이나 안내 정도의 봉사였다면 이제 가정을 방문, 농아인 부부 사이에 태어난 비장애인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놀이를 하거나 혹시 부족할지도 모르는 교육 등을 하고 있다”며 “기침 소리 등을 통해 아이의 건강까지 챙겨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일찍 아이를 길러본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봐 주고 있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어느 농아인 가정을 방문했을 당시 누수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이를 해결한 뒤 뭔가 했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함도 느꼈다”며 “안산시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젊은 부부가 많아 가정방문 봉사자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재 4명의 봉사자만이 활동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속내를 털어 놨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지만 농아인들 대부분이 봉사자의 마음을 알기에 실수에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있어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는 김 선생은 “언어발달 지원에 이어 농아인들과 함께하는 설거지와 무료급식, 통역봉사 그리고 자원봉사활동의 영역도 시간이 흐른 만큼 넓어졌다”며 “우리 사회가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고 봉사는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는 말과 함께 수화로 ‘사랑’이란 말을 표현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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