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기아트센터가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을 통해 문화 생활에서 소외되는 도민들이 없도록 노력을 이어온 시간이다. 경기아트센터는 대표 브랜드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을 통해 문화소외 지역을 찾아가거나 때론 지친 근로자, 시민 등에게 다가가 문화예술의 향기가 골고루 퍼지게 했다. 코로나19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2023년, 올해는 20주년을 맞아 경기아트센터의 문화복지사업이 더욱 풍성하게 진행된다. 핵심은 시민의 삶으로 스며드는 ‘공동체 회복’과 ‘더 고른 문화 향유 기회 확대’다.
■ 문화예술 사각지대 찾아간 ‘20년’
경기아트센터는 2003년부터 문화나눔사업을 전개해 왔다. 도립예술단이 도내 31개 시·군을 찾아갔던 ‘모세혈관 문화운동’, 지리적 여건 등으로 문화 향유의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위한 방문형 사업 ‘경기문화나눔31’, “예술로 마음의 집짓기”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선보였던 찾아가는 공연 선물 ‘ARTS-HABITAT’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경기도민들과 호흡해 왔다. 센터는 그간 문화소외지역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다. 경기 북부, 농촌지역, 공연장 등 문화향유 시설이 없는 지역, 군부대 등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 문화 생활의 기회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
삶에 쫓겨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없던 이들을 위해서도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문을 닫아야 했던 시간에도 문화 나눔 사업은 이어졌다.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코로나19 치료센터를 찾아 연 ‘작은 공연’은 의료기관 종사자와 환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또 소방관 등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인, 바쁜 업무와 근무 환경 특성상 공연장, 극장 등 문화기반 시설을 찾을 시간이 없는 근로자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어린이, 노년층, 장애인 등을 위해서도 일상의 동선과 생활 패턴을 고려해 학교, 복지시설 등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장을 마련했다. 이처럼 경기아트센터의 문화나눔사업을 지탱해온 원동력은 수혜 대상의 발굴 확대, 대상 특성에 따른 맞춤형 공연 기획에 있었다.
■ 2023년 키워드는 ‘지역공동체 활성화’
20주년을 맞은 올해의 키워드는 ‘지역공동체 활성화’다.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면서 희미해졌던 지역공동체의 존재감을 다시 선명하게 되살려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이음’을 통해 지역예술인과 지역 특성을 활용한 공연이 마련된다.
도심 지역에서는 공동주택(아파트), 도서관, 공원 등 주민들의 동선이 주로 머무는 곳에서 규모를 갖춘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농촌 지역에선 복지기관, 노인정, 학교 등의 다양한 공간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처럼 공간 성격에 맞게 기획된 소규모 공연들이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마중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올해 선정된 19개 단체가 경기 지역의 어떤 곳에 스며들어 도민들과 문화를 나누게 될까. 먼저 오는 15일, 어린이들에게 금관 5중주를 들려주기 위해 ‘라온앙상블’이 광주 꼬마대통령어린이집으로 간다. 22일에는 육군 9사단 제5895부대의 군인, 고양소방서의 소방관 등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려 브라스밴드 ‘브라스통’과 라온앙상블이 고양 지역을 찾는다.
4월엔 일곱 번의 공연 일정이 확정됐다. 6일엔 아카펠라 그룹 ‘소울드블랑’이 6일 화성의 동탄어울림사회복지관 산척센터에서 지역민들과 만난다. 이들은 8일 의정부 경기북부병무지원청의 군무원들에게도 목소리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20일엔 의정부 호원동사무소와 파주문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경기팝스앙상블이 공연을 선보인다. 소울드블랑도 같은 날 여주 라파엘의 집에서 시설의 장애인들과 교감하는 무대를 만든다. 이어 팝스앙상블은 22일 김포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지역 주민들의 일상에도 파고들 예정이며, 25일엔 군포 곡란중학교 학생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낸다.
5월도 도내 곳곳이 문화 교류의 현장이 된다. 4일 용인 역북초등학교, 8일 포천노인전문요양센터, 12일 연천 군남초등학교, 13일 부천 팰리스카운티아파트 등 각지에서 어르신, 학생 등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27일엔 경기도무용단이 평택시문화재단에서 다문화가정 지역민과 함께 경계를 허무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6월에도 부천상지초등학교·군포초등학교·구리초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이, 7월에는 대한노인회 안산상록지회의 어르신들과 마주하는 감동의 순간이 펼쳐진다. ‘문화나눔’ 사업뿐 아니라 ‘문화쉼터’ 공연도 기업체와 공공기관 등 3월부터 선사할 무대를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문화피크닉’도 개편을 거듭한다. ‘우리 동네 공연 소풍’이라는 기치 아래 청년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지역 내 문화시설 공동체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공연으로 기획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사회의 단절이 극대화됐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도민들과 소통을 이어왔다”면서 “올해도 경기아트센터는 문화예술 향유의 사각지대를 줄여 지역공동체로서의 문화생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치 있는 경험의 순간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박종찬 경기아트센터 문화사업본부장
“지역공동체 활력 넣고, 문화복지공연 풍성하게”
경기아트센터의 문화복지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종찬 문화사업본부장은 그 어느 때보다 올해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이 가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잠시 움츠러들었던 수요가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문화나눔으로 ‘광역극장’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할 원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와 함께 지역예술단체들과 함께하는 ‘예술이음 콘서트’를 진행한다. 도민들이 많이 찾는 야외공연장 등 5개 거점 지역을 정해 지역의 예술단체와 스태프 등을 출연시킨다. 그동안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에 출연하는 출연 단체는 주로 예술단이나 외부 단체여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은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 큰 자본 없이도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단체를 지역특성과 연계해 활용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그동안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계층과 다양한 계층, 지역사회의 문화발전을 도모했다면 이번엔 경기도 지역예술단체와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에 함께 나선다”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지역민에게 선보이고 공연을 유통하는 역할을 광역극장으로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은 경기아트센터의 대표 브랜드다. 무엇보다 문화나눔은 문화 소외계층, 문화쉼터는 도내 근로자, 문화 피크닉은 지역주민을 위한 공연 등 대상에 맞춘 맞춤형 공연이라는 점에서 타 기관과 차별화돼 있다. 특히 민선 8기 도정 방향에 발맞춰 도민들을 위한 ‘더 고른 문화 향유 기회’ 창출에 집중해 새로운 수혜 대상과 지역을 발굴하고 문화소외 지역인 경기 북부 공연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도 경기아트센터의 찾아가는 문화복지공연은 문화 소외 지역 주민들을 포함한 경기도민의 풍성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지역예술단체들과의 상생 도모 등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도민들의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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