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이화영 측 "차라리 빨리 기소해달라"

5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청사 앞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은진기자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차라리 빨리 기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진행 중인 쌍방울 그룹 뇌물수수 관련 재판에서도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는 만큼 재판 과정에서 진위 여부를 다투겠다는 의미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5일 오후 2시부터 이 전 부지사를 소환해 4번째 피의자 조사에 나섰다. 

 

앞서 오후 1시30분께 조사 입회를 위해 수원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현근택 변호사는 검찰이 언론을 통한 수사내용 유출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사는 수사로 말해야 하는데, (지금) 검사는 기사로 말한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대질신문에 대한 내용이나) 이런 부분도 우리에게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우리도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 대한 여러가지 보도가 나오는데, 현장에 누가 있는지는 한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뻔하다”며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 조사 과정이 실시간으로 나오는 거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또 재판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피고인이나 증인을 불러 소환조사하고 있는 현 검찰의 수사 역시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법원은 증언한 사람을 다시 불러서 증언을 번복하는 진술을 받았을 때 진술조서의 증거 능력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안부수(아태평화교류협회장)나 방용철(쌍방울 부회장) 이런 분들이 증언을 하고 있는데, 위증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거리낌 없이 재판에서 진행된 내용을 다시 수사하고 있는데,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변호사는 검찰 측이 혐의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얘기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고 썼다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무슨 혐의를 조사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재판에서 물어본 내용을 수사 중에도 똑같이 물어보고 있는데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빨리 기소해서 차라리 법정에서 다투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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